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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인기 힘입어 '탤런트 마켓'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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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진실 목걸이.김남주 안경.조민기 모자.황신혜 귀걸이….
생긴 모양이나 브랜드명 대신 특정 연예인 이름을 대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척하니 떠올릴 수 있는 액세서리와 옷들이 있다. 주로 유명 탤런트들이 드라마에서 걸치고 나온 소품과 의상에 그들의 이름을 붙여부르는데 올들어 젊은층에 폭발적인 인기를끈 것만 꼽아봐도 10여가지 정도.이처럼 연예인 본뜨기 유행이꼬리에 꼬리를 문듯 이어지면서 최근엔 패션업계에 「탤런트 마켓」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조금만 인기있는 드라마라면 한두개쯤의 패션소품은 주목을 끌게 마련이에요.누가 하고 나온 귀걸이.목걸이가 「뜬다」는 소문이 퍼지면 당장 업체마다 똑같이 복제한 제품을 내놔 백화점이며이대앞등 패션거리의 액세서리 매장이 넘쳐나는 지 경입니다.』 쁘렝땅백화점 판촉과 서영주씨는 유행에 민감한 10~20대가 주고객층이라면서 「목걸이」「귀걸이」라는 POP광고를 매장에 붙이는 것만으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전한다.
신세대 소비자들이 이같이 연예인을 본뜬 유행에 맹목적인 사랑을 보내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정체성의 혼란과 그에 따른 동일시심리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자기만의 스타일은 상실한채 『누구 누구처럼 예뻐지고 싶다』는 욕구에만 사로잡혀 있다는 얘기.
특히 최근 드라마 『애인』바람을 타고 30~40대마저 「부화뇌동」한 것과 관련,정신과 전문의 이나미씨는 『나이 먹는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중장년층의 퇴행심리가 이 세대 특유의 강한 소비성향과 맞물려 터져나온 현상 인 듯하다』고 진단하기도.
한편 「탤런트 마켓」의 숨은 주역들은 탤런트의 전속 코디네이터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코디네이터들은 보통 드라마 대본이 나오면 등장인물의 이미지에 맞는 의상과 패션소품을 「협찬」받기위해 업체들을 전전하게 마련.업체들에서 빌린 의 상과 소품이 코디네이터의 감각적인 연출로 화면에 예쁘게 잡히고,여기에다 드라마와 그에 따른 탤런트의 인기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질때 「히트작」이 나오는 것이다.
드라마 『아파트』부터 최진실의 코디를 맡은 유혜선씨는 와인색벨벳 원피스에 어울리는 소품을 고르다 모업체에서 은소재에 합성석을 장식한 Y자형 목걸이를 빌리면서 데뷔작을 대대적으로 히트시킨 경우다.
황신혜의 코디네이터 이은주씨는 드라마 『애인』방영전 『황신혜씨 나이도 있고 해서…』라며 의상을 빌려주길 꺼렸던 모업체가 방영직후부터 협찬사 자막을 보고 쏟아진 시청자들의 문의전화에 태도를 돌변,『얼마든지 더 협찬해주겠다』고 나섰던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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