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요리>배추김치-신영남 주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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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예부터 「김치는 반양식」이라 할 정도로 우리 식탁의 주인격.
하지만 요즘 젊은 주부들은 김치를 제대로 담지 못해 친정이나 시댁 신세를 지는 경우가 흔하다.
신영남(辛榮南.44.광주시동구지산2동)씨는 시어머니와 남편,그리고 군대간 외아들과 세딸이 있는 평범한 주부다.그러나 辛씨가 담근 김치 맛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동네에서 가장 일품으로 친다.아니 전국에서 최고다.
辛씨의 맛깔스런 손맛은 19~22일 광주시에서 열린 「김치대축제」에서 팔도에서 모인 쟁쟁한 실력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최우수상을 따낼 정도이기 때문이다.
농사를 많이 짓던 친정(영암)에서 辛씨는 처녀시절부터 일꾼들의 식사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레 김치를 담가왔다.
하지만 그저 숙달된 경험으로만 맛있는 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김치는 젓갈 맛이 좌우하고 그중에서도 음력 초파일을 전후해 잡히는 멸치가 양념장으론 가장 좋다』는 辛씨는 손수 멸치젓을 담아 양념으로 쓴다.
신씨는 김치맛을 내는데는 젓갈을 끓여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하는게 우선이라며 김치 본래의 맛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아야 한다고 귀띔한다.
그는 절임용 소금도 2년정도 보관해 어느정도 짠맛이 빠진 소금을 사용할 정도로 정성을 쏟는다.
이같은 정성으로 담근 「辛씨의 작품」은 고2와 중3인 두 딸의 급우들 사이에서도 쟁탈전(?)이 치열해 딸들이 점심시간에 밥을 못먹을 정도란다.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辛씨는 성당 행사에쓰일 김치를 손수 맡아 담그고 있다.심지어 평소 신세지거나 도움을 줬던 분들에게 명절때 辛씨는 김치를 선물한다.받는 이들의기쁨은 다른 선물보다 몇배다.
辛씨는 『가족과 동네 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때 주부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웃는다.

<만드는법> ▶재료=배추 2포기.멸치젓 1홉.마늘 3개.통고추 간 것 1백,고춧가루 2백,파 1백.양파 1개.생강 1큰술.굴 3백.미나리 1백.찹쌀가루 2큰술.배 4분의1개.당근 1개.청각채 약간(마늘.양파.생강은 갈아 두고 당근.배는 채친다 .찹쌀가루는풀을 쒀둔다).
▶조리법=①배추를 소금에 4~5시간 절여 말끔히 씻어내고 멸치젓은 중불로 7~8분 끊여 국물만 모은다.
②미리 갈아놓은 마늘.고추(고춧가루 포함).양파.생강등 기본양념과 찹쌀풀.멸치젓을 혼합한다.
③미나리.파.청각채는 2.5㎝내외 길이로 썰어 당근.굴.배와섞어둔다.
④기본 양념의 3분의1로 배추의 겉이파리부터 한겹씩 버무린다. ⑤남은 기본 양념과 미나리.굴.배등을 섞어 양념이 골고루 배분되도록 계단식으로 소를 넣는다.
중앙일보 「맛집」은 주부통신원들을 통해 추천받은 음식점을 평가팀이 예고없이 방문,맛집 자격을 갖추었다고 판단한 경우 기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평가팀으로는 담당기자와 중앙대 산업대학원외식산업경영자과정 전길희교수가 활동중입니다.
광주=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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