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막으려면 담장을 낮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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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집 근처에 단골 상점을 만들면 범죄를 감시할 수 있다.”

“높은 담벼락보다 주변에서 보이는 낮은 담장이 낫다.”

형사정책연구원(원장 박상기)은 최근 ‘범죄 예방을 위한 일상생활의 지혜’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70여 쪽 분량의 책자에는 절도, 성폭력, 보이스 피싱, 아동 유괴 등 주요 범죄 예방을 위한 50여 가지 제안이 삽화와 함께 소개돼 있다.

연구원은 범죄가 발생하려면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 사람 ▶목표물 ▶감시자의 부재(不在)라는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자신의 생활권 근처에 자신을 잘 아는 단골 상점을 두면 좋은 범죄 감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칼이나 야구방망이 등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옮겨 둘 것을 권장했다. 강력범죄에 사용되는 흉기는 주로 범죄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주변에 깨진 창문이나 방치된 쓰레기 등은 바로바로 치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낙서나 유리창 파손 같은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보이스 피싱과 개인 정보 유출 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도 소개했다. “자녀의 친구나 담임교사의 연락처를 확보해 둔다” “걸려온 자동응답 전화로는 상담원과 연결하지 않는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는 인터넷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다.

아동 상대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아이의 사진은 6개월 단위로 찍어 소지한다” “길거리에서 손을 놓쳤을 땐 제자리에 멈춰 서 있도록 가르쳐라” “비 오는 날 아이들을 위해서는 투명우산을 준비하라”는 등의 내용이다.

책자는 경찰서·학교·관공서 등지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문의 02-575-5285.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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