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브람스 全曲 올려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세계 정상급 현악 4중주단 중에는 형제.부부나 음악원 동창생들로 결성된 앙상블이 많다. 그래야 음악적 갈등이 쉽게 해소되고 수명도 오래간다. 바르토크 4중주단은 부다페스트 음악원, 에머슨 4중주단은 줄리아드 음악원, 하겐 4중주단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대, 린제이 4중주단은 런던 왕립음악원, 도쿄 4중주단은 도호(東棚)음대 출신이다. 클리블랜드 4중주단은 아예 모교 이름을 간판으로 내걸었다. 맨해튼 4중주단은 부부와 시동생.처제로 출발했다.

1989년 재미 첼리스트 김이선(37.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씨가 커티스 음대 동창생들과 함께 결성한 '보로메오 4중주단'이 오는 20일 호암아트홀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지난해 6월 같은 장소에서 바르토크 현악4중주 전5곡을 하루 저녁에 완주(完奏)한 데 이어 이번엔 브람스 현악4중주 전3곡 연주에 도전한다. 보로메오 4중주단은 2000년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서 베토벤 4중주 전17곡 연주 시리즈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82년 서울예고 1년 재학 중 중앙음악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한 김씨는 제1바이올린의 니컬러스 키친(38)과 부부 사이다. 창단 멤버였던 비올리스트 최은식(37.서울대 교수)씨가 귀국하면서 일본인 모토부치 마이(30)가 입단했고 제2바이올린도 윌리엄 페켄호어(28)로 교체됐다.

'보로메오'란 이름은 이들 네 명이 모여 처음 연주했던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따왔다. 창단 이듬해인 90년 에비앙 국제 현악4중주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상주(常住)앙상블'로 있으면서 ICM 소속으로 연간 90회의 공연을 소화해내고 있다. 02-751-9606.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