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OECD가입과 통화정책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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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은 시장원리의 확산과 함께 정책의 투명성 향상등을 통해 경제효율을 크게 높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특히 통화정책 운용에서는 이번 기회가 시장메커니즘에 따른 정책운용의 정 착과 금융시장 효율화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국내.외 금리간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본자유화가 선진국수준으로 확대되면 단기성자금의 유출.입이 빈번해짐으로써 통화.금리.환율등 거시경제변수의 움직임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이와 같은 현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 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통화정책의 운용방식과 여건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첫째로 거시경제변수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통해 거시경제의 안정기반을 확고히 하는데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운용해야 할 것이다.
물가안정은 고금리의 근본원인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불식해 금리의 하향안정화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내외금리차의 축소는 외자의 유입압력을 완화해 거시경제의 불안정 소지를 줄여 줄 수 있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수년 이내에 물가상승률을 선진국수준인 2~3%까지 낮추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통화증가율을 잠재성장률의 하락추세에 맞춰 기조적으로 낮춰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로 외자유출.입의 확대에 따른 통화.금리.환율등 거시경제변수의 교란가능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원리에 입각한 간접조절 통화관리방식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재할인창구를 통해 과다하게 공급되는 본원통화를 환수하기 위해 지준율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거액의 통안증권을 발행하는 소위 「본원통화 공급구조의 양건(兩建)현상」을 시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아울러 시장금리의 움직임과 크게 괴리된 상태에서 고정돼 있는재할인금리를 점차 실세화해 재할인금리 조정의 공시(公示)기능이원활하게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콜시장등 단기금융시장이 금융기관간 자금 과부족(過不足)조절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관련제도를 정비.개선해 나가고,국채발행의 확대등으로 채권시장의기반을 확충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함으로써 공개 시장조작등을 통해 통화정책이 효과적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통화정책의 운용방식이 이와 같이 개선되면 금융산업의 경쟁력강화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요컨대 통화정책이 과거 어느때보다 안정기조의 정착에 역점을 두고 시장메커니즘의 바탕위에서운용될 수 있도록 재할인 및 지준제도.공개시장조 작등 정통적 통화정책수단의 활용여건을 정비하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강남 한국은행조사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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