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승패는 투수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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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감독들은 포스트시즌에는 타격보다 투수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상대투수에 따라, 또는 타자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들쭉날쭉 기복이 심한 공격력을 무조건 믿고 경기를 펼칠 수는 없다는 것.
확실한 투수들이 최소한 몇점 이내로 막아줄 것이라는 판단아래그 이상의 점수를 뽑겠다는 작전을 운용해야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장단 10안타를터뜨려 8-3으로 압승을 거뒀던 해태는 2차전 에선 팀타선이 4안타로 침묵,2-1로 역전패당했다.
선발 조계현이 7과3분의2 이닝동안 5안타,1실점으로 역투한보람도 없었다.
1차전 승리후 『타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쳤다』고 밝혔던 김응룡 감독은 2차전을 지고나자 『보내기 번트를 잇따라 실패하는등 타자들의 부진이 아쉽다』며 패인을 타자쪽에 뒀다.
타력을 못믿는 건 현대도 마찬가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윤덕규.김상국등 대타들이 적시타를 날려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었지만 박재홍.김경기등 주포들이 부진해 매경기 고전해야 했다.
결국 한국시리즈에 오르는데 있어 일등공신은 정민태를 주축으로한 마운드였다.
특히 방망이를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뒤 3연패로 패퇴한 쌍방울의 경우 확연히 드러났다. 올시즌 팀타율 0.264로 2위를 기록했던 쌍방울은 플레이오프에서 팀타율 0.175로 부진,김성근 감독은 「믿는 도끼에발등 찍힌 꼴」이 되고 말았다.
결국 96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도 두팀 투수들에게 달려있다는 결론이다.
선발투수 면면에서는 이대진.조계현.이강철을 보유한 해태가 앞서보이지만 중간계투요원은 조웅천과 가내영.안병원.김홍집등이 버티고 있는 현대가 두터워 3,4차전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계속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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