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취업정보 어떤 업체가 어떻게 전형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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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본격적인 취업시즌이 돌아오면서 각 업체들의 신입사원 선발방식에 대학생등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시 사우나.체력장.노래방 면접등 전형방식의 고정관념 파괴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쌍방울개발은 이미 지난달 국내업체중 처음으로 등산.마라톤.자전거 경주를 실시해 체력과 인내심을 전형점수에 반영하는 이색 면접을 실시했다.쌍방울개발이 내년 1월 무주리조트에서 거사(巨社)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겨울유니버시아드를 차질없 이 치르기 위해서다.이 회사는 또 이번 신입사원 선발에서 성격검사와 모의사업계획서 작성시험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회사밖 현장면접으로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끌었던 미원그룹은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부터 부장.과장.대리등 세 직급의 선배사원들이 대거 면접에 참여,예비 후배사원들을 꼼꼼히 뜯어보는 「다차원 면접」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면접방식은 응시생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원의 전형과정은 저녁때 호프집 면접으로 이어지는 마라톤 면접으로 유명하다.응시자들은 자신의 추억담.이상.포부.회사의 발전방향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젊은 회사라는 이미지로 대학생들의 친근감을 얻고 있는 제일제당은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부터 연세대등 일부 대학에 상설 채용부스를 설치하고 현장 인터뷰를 하는 새로운 면접방식인「밀크로드시스템」을 도입한데 이어 하반기 신입사 원 채용때도 이 제도를 계속 실시할 계획이다.이 시스템은 미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채용방식으로 기업들이 직접 손수레에 우유를 싣고 대학을돌며 즉석면접을 한데서 유래한 말이다.일부 디자인 업체들도 인재사냥을 위해 직접 대학을 돌아다니 며 학생들의 작품집을 평가하고 즉석에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고정관념 파괴현상은 전형방식 뿐만 아니라 질문내용이나 필기시험문제에서도 나타난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면접시험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기업경영에미치는 영향」이라는 기상천외한 질문을 던져 응시자들의 진땀을 빼게 했다.쌍용투자증권은 「기아자동차 세일즈맨으로 대우자동차직원에게 자동차를 판매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등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을 주고 응시자의 처리방식을 평가하는 「시추에이션(상황설정)면접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삼성그룹은 기초직무능력테스트에서 「자기의 전신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의 최소 크기는」이라는추상적이지만 상상력이 필요한 까다 로운 문제를 출제했다.또 대우그룹 면접에서는 「예고없이 아프리카로 단신 부임명령을 받고 손가방 하나의 짐만 허용된다면 무엇을 가져가겠는가」라는 순발력과 모험심을 함께 묻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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