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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화제>예수 죽음 다룬 異論書3권 英.美독서계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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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세기말을 앞두고 미국과 영국에서 기독교의 뿌리부터 뒤흔들만한내용을 담은 책들이 즐겨 읽히고 있어 성경연구가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호주 시드니대 출신으로 지난 20여년동안 사해문서만을 연구해온 바버라 시어리가 펴낸 『인간예 수』(Jesus the Man)와 『요한계시록의 예수』(Jesus of the Apocalypse),미국 아마추어 역사가인 리처드 앤드루스.폴 셸렌버그가 공동으로 쓴 『신의 무덤』(The Tombof God)이 문제의 책들이다.
사해문서의 해석을 바탕으로 집필했다는 『인간예수』와 『요한계시록의 예수』에는 십자가에서 못박히는 시련을 버텨낸 예수가 뒷날 결혼까지 해 가정을 꾸렸다는 내용등 도발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시어리의 주장은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숨이 막힐 정도로 저돌적이다.예수는 십자가에서 내려졌을 당시 죽지 않은채 무덤에묻혔다가 추종자들의 손에 구조돼 예루살렘을 빠져나와 지하활동을계속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자식까지 낳았다는 것이 줄거리다.더욱 놀라운 부분은 예수와 마리아가 AD 64년에 이혼까지 했다는 대목이다.
시어리는 사해문서에서 얻어진 단서를 성경의 복음에 적용해보면그와 같이 풀이된다고 강조한다.그러나 많은 종교학자들은 그녀의연구방법과 결론을 동시에 부정한다.그래도 독자들은 센세이셔널한쪽으로 기울게 마련이어서 시어리와의 논쟁에서 도 종교학자들이 열세에 놓인 것으로 전해진다.시어리는 종교학자들의 반박에 대해『물위를 걸었다는 예수에게 모든 것을 거는 행위는 유치하다.나는 종교의 성숙을 위해 사람들이 깊이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줬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1947년 사해 북서해안의 동굴에서 베두인족에 의해 발견된 사해문서는 연구서가 나올 때마다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하고도 민감한 기록이다.
『신의 무덤』도 사해문서를 해석한 것은 아니지만 시어리의 책들과 같은 맥락에 놓인다.두 저자도 나름대로 자료를 제시하면서예수가 프랑스의 렌 르 샤토 교회의 어딘가에 묻혀 있다고 주장한다.저자들이 제시하는 가설은 세가지다.예수가 십자가에서 살아남아 혼자 프랑스로 빠져 나왔거나 방부처리된 예수의 시신을 가족이나 친구들이 옮겼다는 것.아니면 중세의 템플기사단이 예루살렘에 묻혔던 예수를 옮겨왔을 것이란 설명이다.
저자들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9세기에 지어진 렌 르샤토교회에서 1백년전에 일어났던 미스터리였다.당시 프랑수아 베렝제르 소니에르라는 성직자는 검소하게 살던 가난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우연히 고대문서를 발견하면서 벼락부자가 된다.그것도 잠깐이고 소니에르와 주변 인물들이 연이어 죽어갔다.
그때 이후로 이 지역에선 소니에르가 「거대한 보물」의 소재를밝힐 단서를 찾아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지금도 고요한 마을인 렌 르 샤토에는 보물사냥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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