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오토드라이브 3選-중원미륵사지.괴산화양구곡.태안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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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가을산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이 시기를 놓치면 단풍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어렵다.노란색으로 치장한 떡갈나무. 도토리나무,붉게 물든 단풍나무와 물푸레나무가 온 산하를 불태운다.빠른 속도로 남하하고 있는 단풍을 따라 가을속을 달려본다.
◇중원 미륵사지 충주호와 송계계곡을 끼고 있는 월악산국립공원은 이번 주말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수안보온천에서 월악나루로 이어지는 송계계곡은 월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곳.길가에는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미륵사지(충북중원군상모면미 륵리.사적 31호)가 있다.경주나 부여가 「드러나 있는」 역사의 고장이라면 중원군은 돌멩이 하나,풀 한포기에도 역사의 숨결이 스며있는 「숨은」 역사의 보고다.미륵사지는 동으로 하늘재,서로 계립재,남으로 새재등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자리잡고 있다.미륵사 석불은 5개의 돌로 만들어졌으며 머리에는얇은 돌갓을 쓰고 있다.둥근 얼굴과 활모양의 긴 눈썹,길고 가는 눈,넓적한 코,두꺼운 입술등이 고려초기 거불(巨佛)의 불상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망국의한을 품고 금강산에 입산하던중 이곳에 들러 석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월악나루에서 제천방향으로 10여㎞를 달리면 청풍명월의 본고장인 청풍문화단지에 닿는다.
충주호 완공으로 수몰되는 지역에 있던 고고분야 33점,역사분야 10점,불적(佛蹟)5점등 48점과 36건의 유형문화재를 이전 복원한 곳이다.한벽루를 비롯한 고가(古家)및 관아건물.향교등이 이전됐으며,생활유물 1천6백여점이 전시돼 있 다.입장료는어른 3백40원,청소년 1백70원.충주시내에서 점촌방향으로 20㎞를 달리면 수안보온천을 지나 삼거리에 닿는다.좌회전하면 월악산국립공원으로 이어진다.7.5㎞를 달리면 매표소가 나오고 계립재를 넘어가면 미륵사지 입구 삼거리 다.오른쪽 길을 따라 7백 들어가면 미륵사지다.입구 삼거리에서 닷돈고개를 넘어 3㎞를가면 월악산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송계계곡이 도로 양옆으로 펼쳐진다.여기서 8㎞를 더 가면 월악나루다.
◇괴산 화양구곡 속리산국립공원에는 화양구곡.선유구곡.쌍곡계곡.만수계곡등 경승지가 널려 있다.속리산을 중심으로 법주사~화양구곡~송면~화북~화남~화서~외속리~법주사까지의 일주도로는 호젓한 드라이브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환상의 코스다.
특히 여름철에 많은 피서객으로 붐비는 화양구곡은 조선조 대유학자였던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1607~89)이 은거했던 곳으로 산수가 빼어나다.제1곡인 경천벽에서 제9곡인 파천까지 화양천변 10여리 길에 펼쳐진 암반과 기암 사이로 맑은 옥류가흐른다.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지만 제4곡(금사담)과 제9곡이 화양구곡의 백미다.금사담 옆에는 우암이 글을 읽고 시상을다듬었던 암서재가 있다.
또한 화양구곡에는 경천벽.금사담.첨성대(제5곡)에 새겨진 우암의 글씨뿐 아니라 명나라의 태조.신종.의종 친필이 바위 곳곳에 새겨져 전해오고 있다.8곡의 학소대에서 도명산(6백50)정상까지는 왕복 2시간 거리의 가벼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법주사에서 괴산방면으로 17㎞를 달리면 우측으로는 운흥리~중대리~아랫늘치를 거쳐 상주로 이어지는 도로가 지난해 포장돼 있으며 운흥리에서 청천까지의 14㎞구간은 속리산에서 발원한 신월천의 맑은 물이 동행한다.
화양동에서 송면까지 화양동구곡을 끼고 달리는 6㎞의 구도로는통행이 금지돼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송면에서 선유동구곡까지는 2㎞거리.송면에서 11㎞를 달리면 아랫늘치.화남을 거쳐 약40㎞를 더 가면 외속리로 들어가는 505번 지방도로와 만나며말티고개를 넘어 법주사로 이어진다.총길이 1백10㎞.
◇태안반도 태안해상국립공원에는 천혜의 해수욕장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바다로 향하는 길 저편,산마루에 걸친 태양이 서해너머로 사라지는 오후 6시쯤이면 어슴푸레 어둠이 깃들인다.
***어 디를 가나 가을정취가 물씬 풍기는 요즈음 태안반도 바닷가를 찾으면 바닷바람을 맞으며 낙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있다.태안해상국립공원은 5백30여㎞ 해안선에 북쪽의 학암포를 시작으로 천리포.만리포.연포.몽산포.청포대.삼봉.방포.꽃지 등대형 해수욕장과 사이사이에 석갱이.구례포.신두리.어은들.파도리해수욕장등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산재해있다.각 해수욕장은 태안읍을 기점으로 분산돼 있다.학암포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과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 명하다.만리포해수욕장은 해안선이 3㎞나 될 정도로 길다.2㎞거리에 천리포해수욕장이 있다.만리포에서 남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10㎞ 남짓 떨어진 곳에는 해옥(海玉)으로 유명한 파도리가 있다.
연포해수욕장은 송림이 울창하며 테니스코트와 배구.족구를 즐길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숙박시설로는 취사도구를 완벽하게 갖춘 콘도식 레저하우스와 호텔식 비치하우스가 있다.5인가족 기준으로 4만원.
안흥에는 서해안 방어를 위해 조선조 효종6년(1655)때 세웠다는 안흥성문이 비교적 원형대로 남아있다.안흥항 (0455-674-1603)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옹도.돛대바위.수정바위.
독립문바위등을 돌아볼 수 있다.매일 오전 6시~오 후 6시에 운항된다.1시간코스는 5천원,2시간코스는 7천원.
서울에서 태안까지는 ▶수원~안중~삽교호나 평택~삽교호를 거쳐당진~서산~태안으로 연결되는 코스▶천안~온양~예산~해미~서산을거쳐 태안까지 연결되는 두가지 코스가 있다.귀경길에는 서산~해미~예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해 덕산온천에서 온천욕과 수덕사관광을 즐길 수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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