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팥에서 톨루엔 검출 … 냉동 콩에서는 살충제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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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에서 파는 중국산 콩에서 살충제가 다량 검출됐다. 또 중국산 팥에서는 독성 화학물질인 톨루엔이 나왔다. 올해 초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한 ‘중국산 농약 만두’ 사건과 최근의 멜라민 파동에 이어 이 사건이 터지자 일본에선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본의 냉동식품업체인 니치레이푸드가 대형 수퍼마켓 체인점에서 판매해 온 250g 분량의 중국산 냉동 강낭콩에서 바퀴벌레 등을 없애는 데 쓰이는 살충제 지크롤보스가 검출됐다고 15일 후생노동성이 밝혔다. 조사 결과 일본 식품위생법에 정한 허용 기준치(0.2ppm)의 3만4500배에 달하는 양이 들어 있었다. 이는 이 콩을 먹은 50대 주부가 혀 마비와 구토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밝혀졌다.

이바라키(茨城)현 조소(常総)시에서는 15일 중국산 팥을 사먹은 40대 여성이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 현 위생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인 톨루엔과 초산에틸이 미량 검출됐다. 이바라키현은 1㎏들이 덕용포장 삶은 팥에서 톨루엔과 초산 에틸이 각각 0.018ppm, 0.35ppm이 나왔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은 9월 구입한 이 제품을 두 숟가락 떠먹은 뒤 팔에서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중국에서 팥을 수입 판매한 ‘마루와 식품’ 측은 “9월 말 나고야(名古屋)시의 한 소비자로부터 ‘이 제품을 먹은 뒤 어지럼증을 앓았다’는 신고를 받은 뒤 7일부터 자발적으로 회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멜라민이 들어간 중국산 사료 원료를 먹고 희생된 애완동물의 주인들이 상당한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미 연방법원은 14일 (현지시간) 수많은 애완동물이 지난해 3월 이후 중국산 불량 밀단백이 든 사료를 먹고 죽거나 병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곤 중국에서 이 불량 밀단백을 수입해 애완동물 사료를 만든 캐나다 제조사인 메뉴푸드와 소매상들이 2400만 달러(약 3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불량 사료를 먹고 미국에서만 1500마리 이상의 개·고양이 등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소송에는 1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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