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6~2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을 여는 한미숙(45·사진) 이노비즈협회장은 의욕을 보였다. 헤리트라는 정보기술(IT)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중소기업인들의 힘만으로 국제 세미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수백 개 업체가 참가할 정도의 대규모 포럼이나 전시회라면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 포럼은 규모가 작은 5830개 회원사가 주인공이다. 여기에 중앙일보가 공동주최 회사로 힘을 보탠다. 어떤 행사인지 한 회장에게서 들어봤다.
-포럼의 취지는.
“정부가 혁신 중소기업에 ‘이노비즈’라는 인증을 준 지 6년째다. 이들 기업의 경영 내용을 분석해보니 매출이나 연구개발(R&D)비용·고용률 등 면에서 일반 중소업체보다 월등히 높았다. 평균 매출액은 세 배인 90억원, R&D 비용은 두 배가 넘는 4억원에 달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규모를 키운 것이다. 더욱 크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 이 포럼은 기술력을 갖춘 이노비즈 기업들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중소기업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건가.
“중소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관리·마케팅·자금 등 경영의 각 부문에서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처음 하는 행사라 홍보에 힘쓰고 있다. 신문 기사만 보고 상당수 회사가 등록했다. 참가업체를 1000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주제발표자들의 면면은.
“앨빈 토플러·폴 티파니·케니 탕 같은 해외 저명인사들이 온다. 국내에서는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 등이 연사로 나온다.”
-내세울 만한 홍보 포인트는.
“국내외 석학의 강의는 미래비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이 밖에 맛깔스러운 비즈니스 프로그램들을 기대해도 좋다. 중소기업인 중에는 기업을 넘기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가 많다. 이들을 위해 인수합병(M&A) 전문가들과 만남이 준비됐다. 투자받길 원하는 기업을 위해 벤처캐피털과의 일대일 미팅을 마련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도 온다. 또 삼성·LG 등 5개 대기업과 함께하는 구매 상담회가 열린다.”
-기업인 말고 누가 들어야 하나.
“우리 회원사들은 대체로 성과를 내는 중소업체들이라 대기업이나 은행의 주요 잠재고객들이다. 이노비즈 기업의 70%는 대기업의 아웃소싱 기업이다. 대기업·금융사와 상생의 장이 될 것이다. 대학·연구소도 사업 파트너인 이노비즈 기업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다. 코스닥 종목 기업의 25%가 이노비즈 기업이다. 정부 인사들도 이 포럼에 나와 중소기업의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했으면 한다.”
-백서를 낸다고 하던데.
“협회가 2년간 연구한 기술 기반 중소기업의 실태와 성과를 정리한 백서를 개막 때 발표한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기업들은 어떤 자구노력을 해야 하는지 교과서처럼 만들 생각이다.”
이봉석 기자
◆이노비즈(Innobiz)=혁신(Innovation)과 기업(Business)의 합성어다.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뜻한다. 2001년부터 중소기업청이 인증서를 주고 정책 지원을 해 왔다. 창업 후 3년이 넘고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기술수준평가에서 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받으면 정책자금·수출보증 등에서 혜택을 받는다. 인증 기업 수는 1만3957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