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가수 故유재하 노래 리메이크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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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최근 시중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는 이문세의 새 음반 『화무』와 김민종의 『귀천도애』는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두음반 모두 유재하(사진) 작사.작곡의 『그대와 영원히』의 리메이크 곡을 수록하고 있는 것이다.
『저 붉은 바다 해끝까지 그대화 함께 가리/이 세상이 변한다해도 나의 사랑 그대와 영원히….』 쉽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애창하고 있는 이 노래는 87년 교통사고로세상을 떠난 비운의 가수겸 작곡가 유재하의 85년작으로 이문세의 3집에 처음 수록돼 크게 히트했던 곡이다.이문세는 최신작 『화무』에서 가을분위 기에 딱 들어맞는 『그대와 영원히』를 보다 빨라진 템포로 새롭게 불렀다.
이밖에 지난달 발매된 조덕배의 7집에는 역시 유재하 작사.작곡인 『내 마음에 비친 내모습』이 담겨있다.또 『그대와 영원히』와 함께 유재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랑하기 때문에』가 올해초 댄스그룹 디제이덕의 3집에 수록되는등 후배가 수들이 잇따라 유재하의 노래들을 리메이크하고 있다.『사랑하기 때문에』는 미국의 인기 클라리넷 연주자 리처드 스톨츠먼이 연주해 전세계에소개되기도 했던 곡이다.최근들어 유재하의 음악이 다시 각광받는것은 지난해부터 가요계에 리메이크 붐이 확산되면서 많은 가수들이 신중현의 옛노래들을 발굴,재해석한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한양대 음대를 졸업한 유재하는 우리 가요의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린 작곡가로 평가받는다.그가 직접 쓴 가사는 시정이 넘쳤고특히 멜로디가 아름다웠다.작곡가로서 가요계에 나온 그는 키보드연주자로도 활동했고,김현식의 백밴드였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정식멤버는 아니었지만 늘 함께 김현식의 무대에 올라 「환절기」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87년 자신의 솔로 앨범을 낸 유재하는 처음에 조용필에게 곡을 주었다가 그다지 알려지지 못했던 『사랑하기 때문에』를 직접불러 큰 인기를 모았다.불운했던 유재하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하지만 그가 세상에 남긴 유일한 솔로음반은 우리 가요계에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스테디 셀러로 지금도 매달 2천여장씩 꾸준히 팔려 나가고 있다.그의 사후에 재능있는 싱어송 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시작된 「유재하음악경연대회」는 조규찬,「낯선 사 람들」의 고찬용,「일기예보」의 강현민등을 배출했고 입상자들마다 이 대회 입상경력을 가장 큰 경력으로 내세울만큼 권위를 더해가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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