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즐기는 만화영화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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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잘된 만화영화는 어른들에게도 즐거운 환상을 제공한다.
만화영화는 극영화가 미치지 못하는 상상의 세계를 무한정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장점이 현실에 대한 진지한 풍자와 연결될 때 만화는 단순한 어린이용을 뛰어넘어 컬트적 인기를 모으는 「작품」으로 격상된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본애니메이션 3편이 개막전 매진된 것은 국내에도 「작품」으로서의 만화영화를 즐기는 팬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비디오가에도 이와 때맞춰 어린이와 성인이 각각 즐길 수 있는괜찮은 만화비디오가 두편 출시된다.
예술전문 케이블채널인 A&C가 최근 내놓은 『애니메이션 단편영화걸작선1,2편』과 SKC에서 오는 11일 출시할 『아기공룡둘리-얼음별 대모험』.
『애니메이션…』은 그야말로 만화만의 발랄한 상상력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파한 수작들의 집합체.
캐나다 국립영화제작소가 매년 제작하는 단편영화들중 칸.아카데미.베를린영화제등의 수상작을 모은 것으로 러닝타임 10분안팎의만화영화 13편과 실사단편극 5편으로 짜여져있다.
이 컬렉션에 등장하는 만화들은 『크리스마스 불꽃놀이』처럼 전통적인 만화적 즐거움에 충실한 작품도 있지만 상당수는 현대문명에 대한 재치있는 풍자와 무게있는 경고가 돋보이는 아트필름들이다. 인간의 한없는 물질욕을 게걸스레 먹어대는 사람의 입모양만으로 표현한 『식욕』이나 집주변의 소음문제를 시청에 항의하러 갔다 관료들의 무관심에 격분해 시청을 폭파해버리는 꿈을 꾸는 소시민을 그린 『시민 해롤드』등은 특히 뛰어나다.
이밖에 우주 끝에서 세포핵까지 화면을 왕복하며 좁고도 넓은 세상의 원형을 보여주는 『코즈믹줌』이나 팝콘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마치 우주의 생성과정처럼 웅장한 파노라마로 확대해 보여주는『팝!』은 영화의 상상력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 는 수작들이다. 1,2편 합쳐 세트로 판매되며 가격은 3만원.구입문의 02-3660-3712.
『아기공룡 둘리…』은 스토리와 구성수준을 철저히 유치원생에 맞춘 오락물로 지난 여름방학 개봉돼 크게 히트한 한국만화.
둘리와 친구들이 등장하는 전반부는 요절복통 시트콤으로,둘리가엄마를 찾아 우주를 여행하는 후반부는 박진감 넘치는 어드벤처로이분화해 어린이 관객들의 눈을 화면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만화책에 비해 더욱 둥글어진 캐릭터들과 흥겨운 뮤지컬식진행이 관객에게 호감을 안겨주며 한국형 어린이만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린이들의 영어학습을 위해 영어자막(한국어녹음)과 영어더빙(한글자막)판도 병행 판매된다.
『둘리』가 디즈니『라이언 킹』이 올린 역대 한국만화 비디오 최고판매기록(24만장)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SKC측은 6일 과천 서울랜드에서 보육원 어린이 초청잔치를 벌이는등 판촉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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