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의 여왕' 자비네 마이어 아리아 편곡음반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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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프리마돈나가 부르는 아리아는 오페라 전편을 통해 피어나는 한송이 꽃이다.아리아를 빼놓고 오페라의 즐거움을 이야기할 수 없다. 오페라의 황금기였던 19세기초에는 길거리에서 휘파람으로 오페라 아리아를 흥얼거릴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리스트는 『리골레토 주제에 의한 연주회용 파라프레이즈』『파우스트 왈츠』등의 제목으로 당시 유행하던 오페라 아리아를 피아노곡으로 편곡해 자신의 독주회 프로그램에 포함시킨 것으로 유명하다.아리아를 주제로 관악기 독주를 위해 작곡된 변 주곡.환상곡도 많다.
특히 피아노.바이올린과는 달리 독주악기로서의 역사가 짧은 관악기의 경우 편곡을 통한 레퍼토리의 확대는 필수적이다.
「클라리넷의 퍼스트 레이디」자비네 마이어(47)의 오페라 아리아 편곡음반 『오페라의 밤』이 EMI레이블로 출시됐다.이 앨범에는 『베르디 「리골레토」 주제에 의한 환상곡』을 비롯,지금은 잊혀진 베버의 오페라 『질바나』중 아리아를 테 마로 한 『연주회용 변주곡 작품 33』이 수록돼 있다.
또 로시니의 『세빌랴의 이발사』중 「방금 들린 그 목소리」,모차르트의 『마술피리』중 「타미노의 초상화 아리아」,베버의 『자유의 사수』중 「아가테의 아리아」등은 편곡이나 장식적인 변주를 가하지 않은 오리지널 악보를 클라리넷으로 연주 한다.
클라리넷은 목관악기중 가장 폭넓은 음역과 인간의 목소리에 버금가는 표현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카라얀의 조수로 활동했던 오페라 전문 지휘자 프란츠 뵐저 뫼스트(36)가 이끄는 취리히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반주로녹음돼 오페라극장에 와있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마이어는 83년 카라얀에게 발탁돼 베를린필하모닉 최초의 여성단원으로 입단해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나 단원들의 반대로 1년뒤 베를린필을 떠났다.
이 사건이 세계언론에 보도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마이어는역시 클라리넷 주자인 오빠 볼프강 마이어와 「트리오 디 클라로네」를 결성,모차르트의 『후궁으로부터의 유괴』 전곡을 관악앙상블로 녹음한 바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오페라 편곡음반으로는 피아니스트 장 이브 티보데(데카),캐나디안 브라스앙상블(소니),트럼페티스트 모리스 앙드레(EMI),피아니스트 스테판 블라더와 빈.베를린 앙상블의『오페라 판타지』(소니),클라리네티스트 칼 라이 스터(카메라타),플루티스트 파트릭 갈르와의 『벨칸토 플루트』(DG),더블베이스 주자 게리 카르의 『바소 칸타빌레』(태광음반)등이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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