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원 선거비 파문 자진脫黨 움직임-신한국당 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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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명박(李明博.서울종로)의원 파문」을 둘러싼 여권의 기류가23일 밤 일단 李의원의 자진탈당쪽으로 급박하게 흘렀다.
李의원은 하루종일 잠적했지만 친형인 이상득(李相得)정책위의장을 비롯한 당의 핵심인사와는 상황의 긴박함을 교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날 당의 책임있는 관계자들은 사견임을 전제하며 대체적으로 『우선 李의원이 당과의 관계를 절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관계자들은 『김유찬(金裕璨)씨의 홍콩도피에 李의원이 직접 책임이 있든 없든 결과적으로 李의원 때문에 당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李의원에게 원망스런 표정이었다.
李의원은 측근인사들을 통해 당의 이런 분위기를 파악했으며 한측근은 『그는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李의원의 탈당결심을 시사했다.
李의원의 이런 심경변화에는 여권의 기류가 자신에게 냉혹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李의원의 대선도전 계획이 언론에 공개된 후 여권핵심부의 기류가 李의원에게 불리하게 흐른다는 것을 李의원측이 느끼고 있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그 계획은 金씨가 숨겨가지고 나온 PLP(President Lee Plan)라는 문서였다.
이런 냉기류는 이날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그동안 李의원과 수차례 접촉했으나 李의원은 金씨의 도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만 했다』며 당의「무죄」를 주장하면서도『일단 검찰수사결과를 지켜본후 적절한 조치를 취 하겠다』고 언급했다.그의「적절한 조치」는 곧 출당(黜黨)검토라는 설왕설래를불러왔다.
금명간 李의원이 탈당하게 되면 당으로서는 사건의 파도를 당분간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우선 李의원에 대한 사법처리는 검찰에 맡긴다는 입장을 세울 수 있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그의 유죄판결까지는 꽤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李의원사건이 일단 신한국당의 판정패로 끝나게 됨에 따라 당은전반적인 부정선거 조사공방에 있어 열세에 놓이게 됐다.
당관계자들은 정국이 추석연휴가 끝나는대로 국정감사에 진입하고하루빨리 선거사범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10월11일이 지나기를바라는 눈치가 역력하다.
김진.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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