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연내 평양 방문할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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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북측 간호사로부터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일 “필요하다면 평양을 방문해 정당 차원의 남북 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개성공단 입주업체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교착 상태의 남북 관계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평양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내에서 다각적인 논의가 있었을 뿐 아니라 북측과도 사전 논의가 있었다. 연내에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대표는 “개성공단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남북 협력의 물꼬를 튼 정당으로서 이를 진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 금강산 관광 문제 등 남북 관계를 빨리 정상화하고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며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합의정신을 계승하고 차질 없이 실천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일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개성공단 방문은 10·4 남북 정상선언 1주년을 맞아 정 대표가 야심 차게 준비한 이벤트다. 방문단 규모도 현역 의원 30명을 포함해 100명에 달하는 매머드급이었다. 정 대표 일행은 현대아산 개성사업소를 시찰한 뒤 신발업체 ‘삼덕통상’ 등 공단 입주 기업을 찾았다. 정 대표는 업체 대표에게 “개성공단의 삼통(통행·통신·통관) 문제와 재정 지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의 이런 행보엔 지난달 청와대 회담에서 합의했던 것처럼 지난 10년 동안 민주당이 남북 관계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인맥을 적극 활용해 이명박 정부를 돕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대안 야당의 면모를 과시하면서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뚜렷이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개성=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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