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회사원 김종천씨의 '짭짤한 주식옵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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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제종합대책에 포함된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보면 벤처기업에 주식옵션을 도입하고 세금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관심을 끌고 있다.미국에서는 주식옵션을 행사해 번 이익에는 일반주식처럼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한다.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근처에 사는 김종천(金鐘天.39.사진)씨는 요즘 일하는 재미에 산다.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회사에서 받은 주식옵션으로 백만장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94년 지금 다니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사의 선임 엔지니어로 스카우트될 때 주당 10센트에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을 4만주,95년에 다시 1만주(행사가격 20센트),그리고 지난 7월 다시 2만2천주(행사가격 20센트)를 받았다.이 옵 션은 아직 큰돈이 되지 못한다.이 회사가 지난 7월 사모(私募)한 주가 3.83달러를 기준으로 행사가격 20센트를 뺀 7만2천주의 가치는 약 26만달러(2억원)다.이것마저 당장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공개시점(97년7월 예정)까 지는 매월 2%씩,그러니까 처음 4만주를 받은지 32개월이 지났으므로 64%(2만5천6백주),그리고 지난 7월 받은 것은 불과 2%만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공개되면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업계의추정으로는 주당 공모가격이 최소 13달러에서 30달러까지 될 것 같다.따라서 7만2천주의 가치는 최소 94만달러에서 최고 2백16만달러(17억원)가 되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는 실리콘 밸리 한가운데 위치한 전형적인 벤처기업이다.90년 설립돼 케이블 또는 초단파를 이용,PC를 초고속(현재속도의 5백~1천배)으로 인트네트에 연결해 주는 모뎀을 개발해 시험중이다.
이러한 주식옵션은 종업원의 사기를 돋우는데뿐만 아니라 유능한사람을 스카우트하거나 다른 기업으로 도망가려는 사람을 붙잡는데효과가 있다.사실 金씨가 최근에 받은 2만2천주는 그가 서울 방문차 한 달간의 휴가를 신청하자 한국에 아주 주저앉을까 염려해 특별히 지급했다는 설명이다.미국에서 주식옵션은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일반화돼 있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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