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길잡이>65.大入 논술시험制 개선방안 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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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각 대학이 97학년도 입시 논술시험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각 대학의 논술 출제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있는 교수들이 모임을 가졌다.
논술이 고등학교 교육에 올바른 변화를 가져오기 보다는 몇개의답안을 외워 짜깁기하는 요령을 가르치는등 논술시험 자체가 다소왜곡되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사실 논술이 교육적.사회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고교에서의 교육,대학에서의 출제및 채점 과정의 미비로 그 원래의 의도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철학회 회장 소흥열(이화여대)교수의 주도로 26일 철학문화연구소에 모인 인사는 김광수(한신대).이기상(외국어대).이좌용(성균관대).손동현(성균관대).김형철(연세대).이승환(고려대).황경식(서울대).이정우(서강대)교수등.이들은 논술을 고교 교육에 정착.확산시키기 위해 기존의 출제문제를 검토하고 보다 효과적인 출제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 이날 기조발제를 한 황경식 서울대교수는 논술 시험을 그 도입 취지에 걸맞은 개념으로 다시 확정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부실한 논술입시 관리의 문제점을 주로 지적했다.
논술이 갖는 중요한 의미에도 불구하고 서울대의 논술배점 축소등에서 나타나는 현실 문제의 원인을 논술 입시관리의 부실에서 찾은 황교수는 출제를 담당하는 대학교수와 논술을 가르치는 교사대부분 논술에 대한 어떤 체계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대학당국이 이를 시정하기 위해 장기적 연구를 수행할 전문상설기구의 설립등 시간.인적.재정적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는 작년 대입 논술논제의 문제점과 아울러 출제및 평가에서의 고려사항등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논술의 내용을 채워줄 배경지식,그 지식을 논리적으로 일관성있게 구성해낼 수 있는 논리력,그것을 표현하는 작문능력등 논술의중요 구성부분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논제라기보다 작문능력만을 측정하거나 지식을 암기해 옮겨놓도록 유도 하는 논제가 없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문 자체가 지나치게 난해해 불필요한 지적 부담을 줘논술에 대한 답안작성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논제도 없지않았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변별력있는 논제를 출제하고 답안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으며,이 가운데 기본적으로 지난해보다 분량과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 참석 교수 대부분이 공감했다. 물론 이들 교수들이 각 대학의 논술출제와 관련,행정적으로 책임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입시출제에 직접 참가하거나 출제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계속될 이들의 논의에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창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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