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쓰는가정문화>9.주부 조인경씨 이색 사랑실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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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엄마,저 아저씨 왜 그래요?』두달여전 외출길에 나섰던 주부조인경(32.서울송파구방이동)씨는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뇌성마비장애인이 다가서자 화들짝 놀라며 등뒤로 숨는 아들 재영(7)을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케 됐다고 한다.
『사고를 당했거나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아파 그런거지 절대 이상한 사람이 아니야』라고 아무리 일러줘도 잔뜩 두려워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지금까지 자신의 자녀교육에 문제가 많았다는 반성을하게된 것이다.글자 하나,덧셈 한 문제를 더 가 르치려 급급해하면서 정작 이 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할 이웃의 일부인장애인들에 대해 작은 이해심마저 심어주지 못한 사실이 부끄럽기그지없었다.
생각끝에 조씨는 집 근처에 있는 정립회관 수영강좌에 아이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마침 얼마전 장애인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정립회관이 수영장을 일반에도 개방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강습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던 것이다.
처음엔 회관내에서 산보도 하고 수영도 즐기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영 낯설어하고 근처에도 안가려하던 재영이가 『어,아픈 아저씨도 콜라를 마시네』『저 바퀴달린 의자가 휠체어라고』하며 관심을 갖더니 요즘은 자주 마주치는 분들께 반갑게 인 사도 하고 떨어진 소지품도 주워주는 모습을 보인단다.하루는 수영장에서 돌아와 『엄마,오늘 아픈 아저씨 휠체어를 밀어드렸더니 「고맙다」고 그러셨어요』라며 뿌듯해하는 재영이를 보면서 조씨는 아들아이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정상인들이 주 변의 어렵고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교훈을 자연스레 깨닫게된 것같아 흐뭇하기만 했다고.
『얼마전 다른 학부모들의 반대로 장애 어린이들이 일반 유치원에 다닐 수조차 없다는 뉴스를 접하곤 가슴이 답답했습니다.아이들이 자신과 다른 처지에 있는 장애아들과 어울리며 키울 포용력과 지혜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소중 한 것이기 때문이죠.』 달라진 재영이의 얘기를 전하며 주변 엄마들에게도 이용을 적극 권하고 있다는 조씨의 말이다.정립회관((02)446-1237)외에도 서울곰두리체육센터((02)404-6240).삼육재활센터((0347)61-3636)등 일반인도 이용할 수있는 장애인 체육시설이 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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