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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후광 업고 代이어 대권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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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파나마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혁명당(PRD)의 마르틴 토리호스(41)당수가 2일 당선됐다.

토리호스는 1968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81년까지 권위적 통치자로 군림한 오마르 토리호스 전 대통령의 혼외 자식 중 한명이다.

독재자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을 넘겨받는 등 큰 업적을 쌓아 파나마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토리호스 전 대통령의 후광을 그는 이번 선거에서 톡톡히 입었다.

그는 선거기간 중 가는 곳마다 "아버지는 나의 영웅이며 어디에서든 그가 나와 함께 있음을 느낀다"고 외쳐 유권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선거 벽보에도 군복 차림에 시가를 물고 있는 아버지의 사진을 자기 사진보다 더 크게 실었다.

친미적 경제학자로 미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고 있는 토리호스의 집권으로 파나마는 보다 친시장경제적 성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빈민층 비율 40%, 공식 실업률 13%라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고용창출 문제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어릴 적 미국에 유학 가 텍사스 예비군사학교와 텍사스 A&M대를 졸업한 토리호스는 맥도널드에 다니다가 81년 아버지가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자 정치에 뛰어들었다. 과거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으며 99년 대선에서 현 미레야 모스코소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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