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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비밀 결혼 후 딸 출산 정선경 첫 프라이버시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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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 엄마가 된 지 딱 백일이 지난 정선경에게 딸 키우는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말도 많아지고 웃음 만발일 수밖에. 일본에서 첫딸 유하를 낳은 정선경이 딸과 함께 잠시 서울을 찾았다. 결혼식도, 출산도 일본에서 ‘조용히’치른 정선경의 궁금했던 오사카 생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엄마로 사는 이야기.

취재_모은희 기자 사진_임효진 (studio lamp), 모뉴맘(02-512-4594) 장소협조_Jessica’s kitchen(02-6282-1122)

my baby album

베일에 싸인 일본 신혼 얘기부터 드라마틱 출산, 백일 된 딸과 함께 한 서울 나들이까지 지난 4월‘유하 엄마’가 된 정선경(38)의 얼굴 은 활짝 펴 있었다. 아이 낳고 백일밖에 지나 지 않았지만 엄마가 되었다는 행복감 덕분인 지 밝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그런 행복 한 기운은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전해져 왔다.

딸 유하와 함께 첫 서울 나들이에 나선 정선경. 그녀는 10년 전 먼저 엄마가 된 오연수에 게 들은 얘기를 꺼냈다.

“오연수씨가 그러더라고요. 사람은 나이가 들 었다고, 결혼을 했다고 해서 누구나 다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고요. 아이를 낳아야 비로소 어 른이 되는 거라고. 그때는 무슨 말인지 머릿속 으로만 이해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 말이 어 떤 의미인지 마음속으로 와 닿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렇듯, 정선경 역시 임신 과 출산의 과정이 자신에게 얼마나 벅찬 감동 인지를 들려주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 딸 유 하’로 시작된 이야기는‘내가 지금껏 세상에서 가장잘한일’이라는얘기로마무리지어졌다.

“결혼만으로 인생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잖 아요. 다만 마음이 통하는 남자를 만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고, 그 안에서 행복이 깊어졌 다는 느낌은 들죠. 인생이 달라졌다고 할 만큼 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아 보니 정말 모든 게 바뀌었어요. 한마디로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느낌이랄까.”

“48시간 진통 끝에 제왕절개 수술,
딸 유하가 세상 밖으로 나오던 날”

지난 4월 22일 정선경은 일본 오사카의 집 근 처 병원에서 3.7kg의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임신 직후부터 활동을 접은 그녀는 남편과 함 께 오사카 집에만 머물며 출산 준비와 태교에 몰두해 왔다. 오랜만에 만난 정선경은 출산한 지 백일 된 초보 엄마였지만 예상과는 달리 예 전 모습 그대로였다.

“아휴, 아이 낳고 8킬로그램 정도밖에 살이 안 빠졌어요. 잘 드러나진 않아도 아직 빼야 할 살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요. 지금은 혼합 수 유를 하고 있는데, 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잘 먹어야 된다고 주변에서 그러더라고요. 당분 간 다이어트는 못할 거 같아요(웃음).”

정선경은 오랜 진통 끝에 결국 제왕절개 수술 로 유하를 낳았다. 계속 자연분만을 고집했지 만 진통 시간이 너무 길어져 어쩔 수 없이 수 술을 택했다.

“양수가 터졌는데 자궁문이 안 열리는 거예 요. 48시간 동안 촉진제 맞고 3분씩 오는 진 통을 겪은 후에야 결국 자궁문이 열렸어요. 그 러자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아기 위 치가 좋지 않다고. 그래도 자연분만하겠다고 우겼지만 감염 위험 때문에 결국 제왕절개 수 술을 받았어요.”

정선경은 아이가 건강하다는 그 사실 하나만 으로 출산의 고통이 모두 잊혀지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지만 자연 분만 못지않은 진통은 다 겪었다며 그녀는 환 하게 웃었다.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죠.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양수 검사를 잘 하지 않 아요. 나이도 있고 초산이라서 불안했지만 남 편과 상의해서 양수 검사를 안 받았어요. 혹시 몸이 불편한 아이가 나오더라도 아이는 하늘 이 주시는 것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 자고…. 하지만 다행히도 아주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죠.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 너무 기뻐서 남편도 저도 눈물만 흘렸어요.”

10개월동안의기다림이현실이되는순간이란. 상상만으로 머릿속에 그려왔던 신비한 생명이 눈앞에 보이는 감동은, 그녀에겐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너무나 근사한 경험이었다.

" 딸 유하가 가져다준 행복한 변화,
가족의 울타리 되어준 동갑내기 남편 자랑”

유난히 긴 진통 끝에 태어난 딸 유하는 남편과 정선경 두 사람이 함께 낳은 아이였다. 남편은 진통으로 아파하는 아내의 곁을 한시도 떠나 지 않고 지켰다. 그녀의 남편은 넓은 어깨를 가진 든든한 동갑내기 남자. 그는 결혼 직후부 터 빨리 2세를 가져야 한다며 조바심 내던 그 녀에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안하게 마음먹 자고 늘 얘기했다.

“결혼당시부터제가‘지금당장낳아도늦둥이다’라며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럴 때마다 남편 은 아이는 하늘이 주시는 거니까 노력은 하되 조급해 하지 말자고 저를 다독여 주었어요. 서 로 각자 일 열심히 하고 건강 챙기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요. 그렇게 말해주는 남편이 너 무 고마웠어요.”

딸 유하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 진통은 길었 지만 임신 기간 중엔 입덧도 심하지 않아 엄 결혼당시부터제가 ‘지금당장낳아도늦둥이다’라며 걱정을많이했어요. 그럴때마다 남편은 아이는하늘이주시는 거니까 노력은 하되 조급해하지 말자고 저를 다독 여주었어요.

“아이가 태어나니까 모든 생활이 아이를 중심 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이번에 서울에 들른 것 도 유하 백일 사진 찍으려고 온 거죠. 그리고 기왕 왔으니 저도 병원에서 여기저기 치료도 좀 받고 가려고요. 아이 낳고 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데가 없는 거예요(웃음). 혹 시 애 낳아 보셨어요? 허리나 골반은 말할 것 도 없고 치아도 흔들리고…. 손 봐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에요.”

결혼식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방문 역시 남편 은 꼭꼭 숨겨 두었다. 남편은 유하 백일 사진 찍는 날 잠깐 한국에 들어왔다가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남편이 평범한 회 사원이라 신상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다며 그녀는 양해를 구했다. 일반인이라 노출을 꺼 리는 남편이지만 사실 그는 연예인 못지않은 멋진 외모를 가진 남자란다.

“솔직히 가끔은 일본에서 자란 남편과 한국에서 자란 저의 문화적 차이로 서로 이해하지 못 하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둘 다 나이가 들 어서 만났기 때문에 서로 배려를 많이 하는 편 이에요. 어릴 때 만났더라면 많이 부딪쳤을 부 분도 다 이해해 주니까요. 특히 아이가 생기니 까 남편의 존재가 더욱 든든하게 느껴져요.” 정선경은‘남편이 서야 가정이 바로 서고 남 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현모양처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여자라고 스스로 표현했다. 결혼 후 한국 생활을 마다하고 일본에 살며 스케줄 이 있을 때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고생을 기꺼이 감수한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이다. 정선경은 그동안 궁금했던 일본 생활 얘기도 들려주었다. 그녀는 2년 가까이 일본 오사카 에서 살다 보니 이제는 별다른 불편함 없이 생 활할 정도가 되었다. 임신 중엔 언니 오빠네 가족들이 조카들 데리고 자주 놀러 와 타국에 서의 외로움 같은 건 느낄 틈도 없었다.

“물론 한국은 내 나라니까 당연히 살기 가장 좋은 곳이죠. 하지만 일본에서의 생활은 연예 인이 아닌 아내와 엄마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처음엔 저도 일본어 때문에 고생을 좀 했죠. 하지만 일본에는 외국 인들에게 일본어를 무료로 가르쳐 주는 사회 기관들이 많아요. 그곳에서 일본어도 배우고 인근 한국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얻었어요.”

결혼 전 남편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검소함이었다. 1년 넘게 한국과 일본 을 오가는 원거리 연애를 즐겼던 두 사람. 남 편은 비싼 국제 전화 대신 화상 채팅과 이메일 데이트를 제안했다.

“궁금했던 일본 오사카 생활,
아내 그리고 엄마로 산다는 것”

“남편은 오랜 일본 생활 덕분인지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어요. 그래서 신혼집도 꼭 필요한 것들로만 채우고 소박하게 꾸며 놓았어요. 결 혼 후엔 한국에 들를 때마다 물가가 너무 비싸 깜짝깜짝 놀라곤 해요. 오히려 아이에게 필요 한 물품들은 일본이 더 싼 것도 많아요. 그리 고 저희 집이 오사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동네에 있어요. 저는 복잡한 서울보다 는 조용한 시골에서 유하를 마음껏 뛰어놀게 하며 키우고 싶어요. 남편도 이런 제 생각에 대찬성이고요. 지금 한국에 와 있는 동안 병원 에 가면 제 또래 아줌마들 수다 떠는 걸 자연 스럽게 듣게 돼요. 애들 특목고에 입학시키려 면 어떻게 어떻게 해야 된다는…. 대부분 아이 들 교육 문제가 엄마들 화두예요. 애들이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겨우 돌이 채 지나지도 않 았대요. 수년 후의 일을 벌써부터 걱정하더라 고요. 저도 우리 딸이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지 만 공부 스트레스는 주고 싶지 않아요.”

정선경은 한 달 남짓한 서울 나들이 동안 유하 백일 촬영 외에, 아파트 CF 촬영과 장애아를 위한 봉사 활동도 마쳤다. 그녀는 6년 전부터 ‘장애인먼저실천본부’홍보대사로 활동 중이 다. 인터뷰를 하던 날도 그녀는 오전 내내 장 애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예전부터 하던 활동이었지만, 아이 낳은 후 엔 오늘이 처음이었어요. 몸이 불편한 아이들 과 함께 있는 동안 아이들 부모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죠. 엄마가 되고 나니 정말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이전보다 더욱 절 실해지는 것 같아요.”

정선경은 8월 중순경 일본으로 돌아가 당분간 은 유하 키우는 일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그리 고 한국에 나올 기회가 있을 때마다 틈틈이 장 애인을 위한 봉사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을 생 각이다. 엄마가 되고 난 후 그녀가 마음먹은 일 중 하나다.

“아이 낳고 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연기에 대 한 욕심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에요. 임신과 출 산의 경험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성숙하고 편 안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 겼죠. 그동안의 경험을 연기로 보여드릴 날이 빨리 왔으면 해요.”

연기자, 아내 그리고 엄마로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정선경. 언제 어디서든 내 편이 되어 주는 남편, 그리고 이들 부부를 꼭 닮은 사랑 스런 딸 유하.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서 부부 의 사랑은 더욱 견고하고 깊어졌다. 행복이 두 배가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얘기. 품에 안긴 유하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동안 정선경에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가 번 졌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에서 이런 웃음이 떠 나질 않길 속으로 늘 기도하고 있다.

취재_모은희 기자 사진_임효진 (studio lamp), 모뉴맘(02-512-4594) 장소협조_Jessica’s kitchen(02-628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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