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피해 수십億 누가 보상-교정 폐허된 연세大측 하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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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아름다웠던 교정이 시가전을 치른 전쟁터처럼 변해 버렸습니다.폐허가 된 학교를 다시 복구하려면 수십억원이 들텐데 누가 책임지나요.』 폭격에 찌그러진 듯한 정문,최루 가스에 하얗게 변색돼 버린 가로수,깊게 파인 보도블록등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교정을 바라보며 한 연세대 관계자는 안타까운듯 한숨을 내쉬었다.
정문 앞에서 산발적으로 계속되던 경찰과 학생 사이의 공방전이교내로 옮겨진 것은 헬기를 동원한 경찰의 1차 강제 해산작전이시작된 14일 오후부터.
이후 경찰은 네차례의 대규모 교내진입 해산작전을 폈고 학생들도 책걸상.폐타이어와 교내 공사장에서 가져온 철골구조물로 백양로를 비롯한 교내 20여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맞섰다.이 과정에서 특히 피해가 심했던 곳은 한총련간부들의 지휘소가 마련되고 통일대축전 폐막식등 주요 행사가 치러졌던 이과대 건물.화공약품등 폭발물이 많아 화약고로 불리는 이 곳은 경찰이 헬기로 최루액을 집중 살포해 옥상에 설치된 4억여원대의 오존측정기등 각종 기기의 피해가 심각하다.연세대측은16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4억5천여만원 상당의 학교기물과자연환경이 훼손돼 2학기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고 밝혔다. 한상완(韓相完)학생처장은 『첨단기자재가 설치된 이과대 건물의 피해를 합치면 피해액은 수십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고 말했다. 경찰의 학교 훼손도 만만찮다.교내 진입과정에서 경찰은정문의 대형 철문을 포클레인으로 밀어버렸다.또 경찰 헬기가 뿜어내는 최루액과 형광물질이 아스콘 포장도로를 붉게 물들여 복구가 쉽지 않다.
연세대 기획처 이병택(李丙澤)차장은 『사진촬영등 증거물을 확보해 한총련과 경찰에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쉽지 않을 것같다.물적 피해도 크지만 국내외 언론에 우리 학교가 「시위 본거지」로 비쳐지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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