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소설가 김하기 송환소식후 가족들 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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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애들 아빠를 빨리 보내주세요.』 지난달 30일 밤 중국 옌지(延吉)의 북한 술집 「금강원」에서 실종됐던 소설가 김하기(본명 金榮.38)씨의 송환소식이 알려지자 金씨 가족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부인 임정렬(林貞烈.30.부산시금정구부곡2동)씨는 『반드시 돌아올 줄 알았어요.남편은 비록 술은 좋아했지만 신앙심이 깊고정치적 목적을 띠고 자진월북한 것이 아니라 믿었기에 반드시 아이들을 보러 올 줄 알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林씨는 사이클용 신발을 만드는 W기업 중국지점장인 시동생으로부터 2일 실종소식을 듣고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울기도 하고 민족작가협회등으로 연락을 취해 보았지만별다른 소식이 없자 신앙심에 의지키 위해 기도원으로 갔어요.열심히 기도하다 보니 남편이 반드시 살아 돌아오리라는 확신을 갖게됐고요.』 함께 중국여행에 나섰다가 아들을 잃고 먼저 귀국했던 金씨 아버지 김덕경(69)씨도 북한이 아들을 돌려보내겠다는방침을 발표할 때까지 며느리와 손녀 다란(5)양, 손자 문권(文權.2)군과 함께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 金씨는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만은 없어 아들집 대문과 담을 페인트칠하거나 부산대를 산책하면서 아들 걱정을 했다』며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6일은 문권이의 돌이었다.가장없이는 아들의 잔치를 벌일 수 없었다는 林씨는 『애들 아빠가 돌아오는대로 감사 잔치를 벌이겠다』며 金씨가 문앞에 들어서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부산=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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