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릉도가 일본땅이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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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세계적으로 보급돼 각국 정부.교육.언론기관은 물론 지리관련기초 소프트웨어로 활용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작한 세계지리정보 CD롬 타이틀 「엔카르카 월드 아틀라스」에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 땅으로,백두산 천지(天池)는 중국영 토로 표기돼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유수를 자랑하는 이 회사가 3년이나 걸쳐 만들었다는 자료가 이렇게 엉터리라는데 우선 한심한 생각이 든다.정부는 이 자료가 CD롬 분야에서 세계 판매 10위 안에 드는 영 향력이 큰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신속한 정정을 요구해야 함은 물론 이 회사에 대해 적절한 배상과 사과를 받아내야 할 것이다.
연초에 독도영유권 문제가 야기됐을 때 우리는 거의 범국민적으로 『독도는 우리땅』이라며 각계가 흥분했다.독도방문인사가 줄을잇고,독도까지 헤엄을 쳐 애국심을 표출하기도 했다.현지에서 『이제 그만 와 달라』는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국 내의 이러한 애국적 열기와는 반대로 왜 국제사회에서는 이러한 잘못들이 계속발생하고 있느냐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야 한다.안에서만 소리를 지르지 정작 중요한 밖을 향해서는 침묵이다.일본의 경우 국제학술회의등 기회있을 때 마다 독도와 북방 4개도서가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영문홍보책자를 배포하고 외국학자에게 연구 프로젝트를 주기도 한다.우리는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많은 사실(史實)을 쌓아놓고도 이에 관한 영문홍보책자 하나 없다.이런점 때문에 국제적으로는 독도가 분쟁도서로 치부되고 있는 것 아닌가.
전문가를 길러야 한다.독도가 중요하다면 이 문제만 전념하는 국제법.지리.역사학자들이 든든히 자리를 잡고 자료를 축적해 일본의 헛소리를 눌러주어야 한다.그러한 학문적인 인프라가 구축돼국제적 인정을 받게 되면 영유권 문제는 자연히 해소된다.문제가발생했을 때마다 흥분해 대응할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자료를 쌓아가는 차분한 접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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