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청소년 민속제 대상 받은 원당 중학생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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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전통의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는 점점 증폭되며 고양시 전체에 울려퍼져 과거와 현대를 잇는다. 고양시가 제7회 경기도청소년민속예술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마두장군놀이’를 선보여 민속예술의 위상을 드높인 학생들과 지도교사를 찾아 전통예술에 대한 열정을 들여다봤다.

성남시 종합운동장내 실내체육관에서 지난 5,6일 개최된 경기도청소년민속예술제에는 도내 28개 시·군 1200여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고양시를 대표해 참가한 78명의 원당중학생팀은 세밀한 역사적 고증은 물론 ‘마두장군놀이’ 특유의 역동성을 살려냄으로써 관객들의 박수와 함께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 최종민(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교수는 “고양시 마두장군놀이는 옛 복장의 완벽한 재현에서부터 내용의 짜임새 및 모양새에 이르기까지 높은 완성도를 보여 주었다”며 “민속놀이 중 최근에 보기 드문 걸작”이라고 말했다.

마두장군놀이는 고양시 마두동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민속놀이. 농삿일이 끝난 10월 상달쯤 풍물을 치고 술과 음식을 먹으며 해가 지도록 놀다가 저녁이 되면 짚으로 만든 말을 태우며 액막이를 기원한데서 유래됐다. 말틀 베기-말틀 옷 입히기-말머리 제작-마당밟기-소장군놀이-대장군놀이-말줄달리기-말틀 태우기 순으로 이뤄진다.

이번 수상에는 경기도무형문화재인 박영봉(87) 선생과 최장규(45) 고양들소리 보존회장의 힘이 컸다.

박영봉 선생은 참가작품의 역사적 고증을 도와 신뢰성을 높였으며, 최장규 회장은 짜임새 있는 지도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지도상을 받았다. 최 회장은 원당중학교 민속 동아리인 ‘참소리패’를 지도하고 있다.

대상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찜통더위 속에 진행된 연습과정 중 학생들의 이탈 및 부상이 이어졌다. 고비를 극복하고 이룬 성과이기에 보람은 더욱 컸다.

학생들은 “처음엔 현실과 동떨어진 민속놀이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으나 연습이 점차 진행되면서 전통의 소리와 놀이문화에 자긍심을 갖게 되고 과거에 동화되기 시작됐다”고 털어놓았다.

최 회장은 “말틀을 직접 자체제작하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노력과 열정이 모여 고양시 전통 민속놀이를 착실히 구현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차 잊혀져 가는 전통예술이 학생들의 가슴을 통해 줄곧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양시는 ‘마두장군놀이’ 이외에도 ‘송포호미걸이’, ‘씽아대소리’, ‘고양두레풍물소리’ 등 8차례에 걸쳐 경기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각종 상을 받은 바 있다.

프리미엄 이형열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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