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올림픽 30年·태권도 40年] 2. 베이징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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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란치(右)는 나의 특별복권 소식을 듣자마자 호텔까지 찾아와 축하해줬다.

 사마란치 IOC 종신 명예위원장이 ‘사상 최대 최고의 올림픽’이라고 평가한 대로 베이징 올림픽은 세계 204개국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대성공을 거뒀다. 이제 중국이 21세기 거대 강국으로 어떤 길을 달릴 것인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20년 전 서울 올림픽 때 중국의 성적은 금 5, 은 10, 동 11개였다. 개최국 이점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50개가 넘는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당당히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어느 나라보다 많은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고, 특히 조정·복싱·요트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단체 구기종목과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나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스포츠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건 남북 동시입장이 무산된 것이다. 분단 50여 년 만에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이룩한 동시입장이 겨우 8년 뒤 무너졌다. 최근 정치 상황과 관계가 있었겠지만 동시입장뿐 아니라 공동응원 등도 모두 멈춘 것은 세계가 아쉽게 생각하는 바다.

시드니 때는 동시입장에 이어 상호 선수촌 방문과 응원도 했고, 우리 리셉션에 북한의 장웅 IOC 위원 등 임원진이 대거 참석했다. IOC 위원도 70~80명이 몰려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입장 순서도 달라 떨어져 있었고, 서로 말도 건네지 않았다.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코리아데이 리셉션에는 IOC 위원이 15명밖에 참석하지 않았고, 북한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스포츠, 특히 올림픽은 인류의 제전답게 순수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안타까웠다.

SBS가 개막식 리허설을 개막 전에 미리 보도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국제방송센터(IBC)에 갔더니 이스라엘 IOC 위원인 알렉스 질라디가 “서울에서는 어떻게 보도됐느냐”고 묻기에 “별로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IOC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할 거냐고 물어보니 “상당한 문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로메로 TV분과위원이 ‘이번만은 경고로 끝내자’고 주장해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가 TV분과위원장 시절 신임했던 마놀로 로메로(스페인) 위원이 이번에 크게 도와줬구나 하고 생각하니 흐뭇했다. 국제무대에서는 룰과 신의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베이징에 있던 8월 12일, 서울에서 특별복권 소식이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특별사면·복권을 했다는 것이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여자농구연맹 김원길 총재,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의장과 해외 태권도사범들로부터 축하전화가 잇따랐다. 사마란치는 내가 묵고 있는 호텔까지 직접 찾아와 “희소식을 듣고 기뻐서 왔다.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정치적인 사건이라 IOC가 아무 영향을 못 줘 미안하다”며 축하해줬다.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회장도 축하편지를 보내왔다. ‘베이징에서 올림픽 게임을 즐기는 것과 김 위원의 특별복권이 제일 기쁜 소식’이라는 내용이었다.

김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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