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맨, 넥타이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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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에서 다음 달부터 넥타이를 맨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캐주얼한 옷을 입어도 좋다는 방침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금껏 삼성전자엔 명시적인 복장 규정(드레스 코드)이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콤비도 잘 입지 않았다. 으레 짙은 단색 양복에 타이를 매는 것으로 알았다. 금요일도 평일과 다르지 않았다.

이런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당장 선진국의 정보기술(IT) 업체처럼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회사 측이 예절에 어긋나거나 회사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옷은 곤란하다고 선을 긋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콤비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모습이 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금요일 정도에는 이런 풍경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글로벌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생산성을 더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원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신제품 개발이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삼성전자의 달라진 방침에 따라 삼성 계열사는 물론 국내 다른 기업의 복장 규정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IT나 인터넷 분야의 선진국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유 복장을 허용하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미국의 HP가 원조로 알려져 있다. 창립 초 이 회사는 금요일마다 제품을 대량 실어냈는데, 이때 모든 직원이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선적을 도운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 실리콘밸리의 다른 업체로 번져나갔고 지금은 GE·필립스·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도 시행하고 있다.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는 회사는 창의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이미지를 얻어 소비자로부터 더 높은 점수를 받곤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같은 기업도 캐주얼 복장이 기본이다. 최고경영자(CE0)들이 청바지 차림으로 신제품 설명회를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올여름 에너지 절약 바람이 불면서 노타이·티셔츠 바람이 불기도 했다. LG전자가 7∼8월 두 달간 반팔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근무했다. 신한은행·국민은행 등 보수적인 금융회사도 티셔츠 차림으로 고객을 맞았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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