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횡경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교수. 그는 교통사고로 목 아랫부분이 마비된 장애인이지만 현대 과학 장비의 도움을 받으며 비장애인보다 더 열심히 활동한다. 사고 때 기도를 다치는 바람에 ‘횡경막’을 이용해 발음해야 하지만 그는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교수가 유명해지면서 이처럼 그를 소개하는 글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는데 다수의 글에서 ‘횡경막’이란 단어를 쓰고 있었다. 이때의 ‘횡경막’은 ‘횡격막(橫隔膜)’의 잘못이다.

‘횡격막’은 포유류의 배와 가슴 사이에 있는 막으로 수축·이완해서 허파의 호흡 작용을 돕는다. ‘가로막’이라고도 한다. ‘횡경막’이라 잘못 쓰는 이유는 한자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리 나는 대로 쓰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다.

이것 외에 신체와 관련해 잘못 쓰이는 예로 ‘관자노리’를 들 수 있다. 이는 ‘관자놀이’라고 표기해야 하며, ‘귀와 눈 사이의 맥박이 뛰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그곳에서 맥박이 뛸 때 관자(貫子)가 움직인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관자는 ‘망건에 달아 당줄을 꿰는 작은 단추 모양의 고리’다. 

김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