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애틀랜타올림픽 열기에 편승 공식후원社 흉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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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애틀랜타올림픽 열기에 편승해 광고효과를 한껏 높여보려는 국내기업들의 경쟁이 메달레이스 못지 않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림픽 공식후원업체가 아닌데도 올림픽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업광고가 부쩍 많아진 것이다.
공식 후원업체들이 일정 대가를 부담하고 올림픽의 엠블렘.로고.슬로건.마스코트를 제품포장이나 광고.판촉물에 사용하는 반면 후원업체가 아닌 기업들은 올림픽 소재를 활용하면서 은근히 「애틀랜타」를 걸고 넘어가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공식 스폰서가 아니다보니 「96애틀랜타올림픽 공식후원」이란 표현을 쓰지 못하는 대신 『한국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한다』라거나『가자!애틀랜타로』라는 구호로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를 애틀랜타올림픽에 엮어보려는 것이다.
어찌보면 거액의 후원금을 부담한 「정통파」스폰서들이 차려놓은밥상에 숟가락만 들고 덤벼드는 일종의 「무임승차」광고로 실속을챙기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애틀랜타올림픽이라는 단어를 광고내용에 집어넣어 후원업체가 되지 못한 서러움도 달래고 나름대로 광고효과도 거두면서 밉지 않은 상혼(商魂)을 발휘하고 있다.
쌍용그룹의 경우 이번 대회에서 소속 유도선수들이 4개의 메달을 따내자 즉각 축하광고를 냄으로써 공식스폰서 못지 않은 광고효과를 거뒀다.
한국이동통신은 삐삐 012 치어리더 선발대회와 현상퀴즈 대잔치를 가지면서 『여기,애틀랜타올림픽으로 가는 행운 두가지』라는구호를 사용해 관심을 모았다.
또 이동전화 011광고에서는 탤런트 채시라가 모델로 나와 『미국 가세요? 011이동전화를 갖고 가세요!』라며 『애틀랜타올림픽부터는 국내에서 쓰고 계신 이동전화를 미국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고 알린다.
삼천리자전거는 레스포 자전거 제품을 25%할인판매하는 행사를가지면서 눈길을 끌기 위해 『가자!애틀랜타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동남은행의 경우 우리나라 올림픽팀의 성적을 맞히는 고객에게 최고 19%의 이자를 보장해주는 「엔조이 올림픽 정기예금」이라는 금융상품까지 선보였다.
선경그룹은 폴라로이드 판촉행사에서 1등에는 애틀랜타올림픽 참관기회를,2등에는 엑센트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면서 『애틀랜타올림픽이 기다린다,엑센트가 기다린다』는 표현으로 올림픽 분위기를 끌어들였다.
이들은 돈을 한푼도 물지 않은채 올림픽 광고로 재미를 보는 반면 공식 스폰서들은 국내에서 애틀랜타올림픽의 엠블렘이나 마스코트 「이지」를 사용하는 대가로 1억원을 부담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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