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도쿄都지사 네번 지낸 스즈키 ■이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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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스즈키 이치(鈴木俊一.86.자치체국제화협회 명예고문) 전도쿄도지사는 「지방자치의 박사」로 불리는 「행정의 프로」다.
지난주 시사저널(발행인 申仲植)이 민선 지방자치 1년을 맞아개최한 지방자치 심포지움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스즈키를 만나「일본지방자치가 걸어온 길」등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아직 「걸음마단계」라 볼 수 있습니다.일본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일본은 1888년 근대적 자치제가 시작된 뒤 1947년 자치법 제정과 함께 국립경찰과 자치경찰 분리,교육제도 정비등을 거쳐 56년까지 10여년간 기반을 닦아왔습니다.한국도 시간이 지나면 일본처럼 성숙될 것으로 봅니다.』 -중앙정부와의 마찰도많았을 텐데요.
『초기엔 갈등이 많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해결됐습니다.자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앙정부가 지방에 대한 「감독」을 지양하고 「조언자적」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79년 도쿄도지사로 부임한뒤 3년만에 1천11억엔에 달하던 재정적자를흑자로 전환시켜 4선(選)의 가록을 세웠는데 그 비결은.
『도지사 부임후 인건비가 너무 많은 것이 재정적자의 주요인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22만명이던 직원수를 20만명으로 줄이고 직원들의 퇴직수당도 종전의 3분의1 수준으로 삭감했습니다.
이러다보니 노조의 반발이 거세 제 봉급(당시 90만엔)도 첫임기 4년간 절반으로 깎았습니다.』 -단체장이 당적을 갖는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정당으로부터 추천받은 적은 있지만 당적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일본의 경우 법적으로는 당적보유가 허용되지만 시.정.촌장(市.町.村長:우리나라의 기초단체장에 해당)중 당적을 가진 사람은거의 없으며 시장.도지사(광역단체장)의 경우도 현재는 당적을 가진 사람이 10여명밖에 안됩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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