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체조연기에도 떠들썩 미국인 유별난 조국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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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벨로루시의 체조스타 비탈리 셰르보가 멋진 평행봉 연기를 펼칠때 일제히 터진 환호는 그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다른 한쪽에서「감동적이지도 않은 평범한」연기를 펼치는 미국선수들에게 쏟아진미국인들의 감격이었다.체조경기장에서 미국인들 의 극성스러운 응원이 다른팀 관계자들로부터 비난과 경계의 대상이 되고있다.
『미국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할땐 정말 끔찍했다.유럽에서 내가받은 대접과는 너무 달랐다』며 여자종합 우승자인 포드코파예바(우크라이나)는 미국인들의 유별난 「애국심」을 꼬집었다.단체전 우승을 미국에 내준 체조강국의 관계자들은 종목별 개인전을 앞두고 『심판의 판단으로 승부가 나는 체조경기에서 홈관중들의 응원은 심판들의 「미국편들기」를 부추기게 된다』고 우려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자국 선수들의 평범한 연기에 보내는 미국인들의 극성스러운 성원이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케리 스트럭이라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일고있다.
물론 이러한 「홈코트의 이점 살리기」가 이번 대회에만 국한된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번 대회처럼 선수,관객,심판이 한데 뭉쳐「대 역사」를 이루려는 노력을 보인 적은 흔치 않다는 것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외국 선수단 관계자 및 언론 이 내리는 평가다.이러한 주위의 눈총에 대해 미국 체조대표팀의 벨라 캐롤리 코치는 『조국을 위해 환호를 올리는 관객들의 애국심 발휘 기회를 박탈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것도 스포츠의 한 부분』이라는 대답으로 주위의 비난을 일 축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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