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 特需 예상외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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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애틀랜타 벅헤드 지역에 있는 리오 브라보 멕시코 식당은 최근엄청난 분량의 음식을 부랑자 보호소에 기증했다.
올림픽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요리 재료를 많이 사두었다가 뜻밖에 파리를 날리게 되자 상해서 버리느니 차라리 좋은 일이나 하겠다며 취한 조치다.
애틀랜타의 노점상 1백여명은 22일 시청에 몰려가 농성을 벌였다.많은 돈을 내고 시유지를 임대해 좌판을 벌였는데 도대체 장사가 되지를 않으니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미시간주에서 왔다는 프랜 윌처의 경우 현금 1만2천달러를 미리 내고 수익금의 10%를 나중에 낸다는 조건으로 도심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 부근에 핫도그 노점을 열었는데 지금까지 겨우 2백달러를 벌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붐비는 곳은 오직 한군데.코카콜라등 공식 후원업체들의 전시관이 몰려있는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 주변 뿐이다.
이곳의 인파도 대부분 호기심에 들러보는 구경꾼들이지 쇼핑객들은 아니다.
당연히 돈 구경하기가 어렵다.올림픽 특수를 잔뜩 기대했던 상인들은 도처에서 울상을 지으며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도심 외곽 호텔들은 부랴부랴 「빈방 있음」간판을 내걸었고 도심 주차장 직원들은 하루종일 주차해도 10~15달러만 받겠다는팻말을 들고 호객에 나서고 있다.대규모 쇼핑센터인 언더그라운드애틀랜타는 입장료를 5달러에서 3달러(야간)로 내렸다.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51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대회 조직위(ACOG)의 예상은 빗나갈게 확실해 보인다.
올림픽 경기가 이처럼 저조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있다. 우선 애틀랜타의 지명도가 낮은데다가 날씨가 뜨겁고 관광자원이 빈약해 외국이나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적으며 오래 머무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거리에 나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인 아니면 인근 지역에서온 당일치기 관광객들이어서 돈을 척척 쓸 리 없다.그나마 현지인들도 상당수가 올림픽 기간중 정상적인 통근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기업측의 배려로 휴가를 떠나고 없다.
도심의 차량통행이 엄격히 통제되는 탓에 사람들이 여기저기 다니기가 불편해 바로 경기장.올림픽 공원등 목적지로 향하게 되는것도 붐 조성을 가로막는 중대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애틀랜타=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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