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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실용성 - 공직 치밀성 시너지 효과 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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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삼성전자 환경안전사무국의 이태목(47·사진) 부장에게 지난 2년은 도전과 배움의 연속이었다. 이 부장은 경기도와 삼성전자와의 협약에 따라 2006년7월부터 경기도청에서 투자유치자문관으로 일하다 최근 원대 복귀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최근 만난 이 부장은 “삼성의 오늘을 있게 한 노하우를 한 수 가르쳐 주겠다고 그들에게 다가가기도 했으나, 사실 나 자신이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 소중한 2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공무원 조직 속에서 일하며 느낌 점을 『삼성맨! 공무원 체험기』라는 책으로 최근 정리해냈다. ‘이것만 바꾸면, 공조직 경쟁력 있다’라는 부제목에 그의 생각이 엿보인다. 1984년 삼성그룹 공채 24기로 입사해 개발과 생산관리, 인사팀의 노사·총무, 홍보와 의전 부서에서 근무했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무원 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복잡한 건물 구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무실 배치로 인해 회의 한번 하려면 간부들이 이리저리 다니고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봤다. 사무실마다 칸막이가 많이 설치돼 직원들의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느낌이었다. 경쟁력을 갖추고 조직을 유연성 있게 운영하려면 근무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

-어떤 공무원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공무원 사회는 일 잘하는 조직이다. 공무원들은 업무 처리 속도가 느리지만 일단 시작한 일은 제대로 마무리 짓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2년마다 직무가 바뀌는 바람에 전문가를 양성하기 힘들다. 단순함보다 복잡함을, 획일적인 것보다 융통성을, 소박함보다 세련됨을, 고향보다는 글로벌한 것을 지향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민간의 실용성과 공직의 치밀성이 합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놀랐던 일은.

“ 근무 초창기 어느 날 저녁, 사무실 한쪽에서 일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한쪽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김치찌개를 끓이며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웠다. 불이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 그러나 2년간 아무런 사고도 나지 않았다.”

-기업 출신으로 공무원 생활이 어색하지는 않았나.

“도청으로 첫 출근한 날부터 몇 달간은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삼성맨도 별것 아니다’라는 창피를 당할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공무원을 만나고 사귀면서 자신감이 쌓였다. 경기도 내 31개 시장·군수 대부분과 친분관계를 쌓았고 일부 시장·군수와는 의형제를 맺기도 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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