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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갑부들도 불황엔 장사 없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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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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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갑부들도 경기 불황과 그로 인한 자산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포브스가 올해 미국 부자들의 재산을 조사한 결과 400위 안에 든 거부들의 재산 총액은 한 해 전보다 겨우 2%(300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중 126명의 재산은 줄어들었다. 포브스 편집인 매튜 밀러는 “부자들의 재산이 거의 제자리걸음이라는 사실은 경기가 얼어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올해도 570억 달러(약 65조원)를 보유한 빌 게이츠가 최고 갑부 자리를 지켰다. 벌써 15년째 1위다. 그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20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워런 버핏의 재산은 한때 빌 게이츠를 앞서기도 했지만 그가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2위에 머물렀다. 버핏의 재산은 1년 전보다 20억 달러 감소한 500억 달러로 나타났다. 3위는 오라클 설립자 로런스 엘리슨(270억 달러)이 차지했다. 짐 월튼과 롭슨·앨리스 월튼 등 월마트 패밀리가 4~7위를 휩쓸었다.

에너지와 미술품 가격 상승, 주식·부동산 가격 하락이 올해 부자들의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비료업계 거물 알렉산더 롭트와 미술품 수집가 노먼 브라만처럼 에너지와 미술품 가격이 오른 덕분에 새로 이름을 올린 사람이 31명이나 됐다. 반면 AIG 전 회장 모리스 그린버거와 이베이의 최고경영자 멕 휘트먼은 주가 폭락 탓에 400명 갑부 명단에서 탈락했다.

가장 큰 손실을 본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델슨이었다. 그가 소유한 샌즈 그룹 주가는 1년 새 75%(130억 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시간당 150만 달러(약 17억원)씩 날린 셈이다. 그래도 그의 남은 재산은 아직도 150억 달러. 또 다른 카지노 재벌인 MGM 미라지그룹의 커크 커코리언도 한 해 동안 68억 달러를 날렸다.

물론 재산을 불린 사람도 있다.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대표적이다. 그는 자금난에 빠진 메릴린치에서 블룸버그통신 지분 20%를 되산 덕분에 재산을 85억 달러나 늘렸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2억 달러를 늘려 27억 달러가 됐다.

400위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13억 달러가 있어야 한다고 포브스는 밝혔다. 평균 재산은 39억 달러, 400명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1조5700억 달러로 캐나다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았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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