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전남지사 한강서 투신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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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朴泰榮.63) 전남지사가 29일 낮 12시48분쯤 서울 반포대교에서 한강에 투신해 숨졌다. 朴지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납품 및 인사 관련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 왔다.

朴지사는 이날 운전기사와 함께 오피러스 승용차를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던 중 다리 중간쯤에서 차를 세우게 한 뒤 갑자기 한강에 뛰어들었다.

운전기사 임모씨는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으로 가던 중 朴지사가 '머리가 어지럽고 구토가 나니 차를 세우라'고 해 멈췄다"면서 "차 밖으로 나간 朴지사가 말릴 틈도 없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朴지사는 출동한 경찰관들에 의해 구조돼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朴지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반포동 P호텔에서 변호인 등을 만나 검찰 수사에 대비한 회의를 했다. 朴지사가 변호사와 면담 후 차에 남긴 메모지에는 '특가법''뇌물''정치자금법' 등의 단어와 함께 '기소'라고 쓰여져 있었다.

김종빈(金鍾彬) 대검 차장은 "朴지사가 변호인을 통해 '오늘 자백할 테니 죄명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면서 "자백을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자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朴씨 변호인 측은 "자백하려 했다는 얘기는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朴지사의 시신은 이날 오후 7시20분쯤 서울을 떠나 빈소가 마련된 전남 광주시 조선대 병원으로 옮겼다. 朴지사는 2000~200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인사.납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서 이틀간 조사받은 뒤 이날 세번째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임미진.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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