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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또 하나의 경제위기 '중국發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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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발 경제쇼크'가 한국으로 다가오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과열 경기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중국 경제의 거품 붕괴 우려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지만, 이번은 중국 최고 당국자의 발언으로 결코 가볍게 넘길 상황이 아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급속히 높아진 터라 그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올해는 중국 비중이 더 높아졌다. 우리의 수출 위주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한국 경제가 중국 덕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국 충격이 아니더라도 한국 경제는 무척 어렵다. 3월 중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다시 6.8% 줄고 소매업 매출도 감소하는 등 투자와 소비가 계속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도 다시 낮아졌다. 정부의 '조기 회복론'과는 정반대로 중소기업과 서민의 체감경기와 실물 경제는 더욱 심각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가 본격화된다면 과연 우리가 그 충격을 감내할 수 있을까. 앞으로 중국은 물론 미국 등에 대한 수출에도 차질이 막대하다. 그렇게 되면 경기 회복은 고사하고 현재의 경제성장이라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에 대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등 중국의 변화에 대비하라"고 경고를 해 왔다. 정부와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중국경제 경착륙이란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한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내수시장을 키우는 것도 급하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고,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중국발 쇼크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그 결과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