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비밀에 부쳐진 최종走者 알리에 세계가 뭉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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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불세출의 복싱영웅 무하마드 알리(미국.54)가 예상을 깨고 17일동안 애틀랜타올림픽을 밝혀줄 성화대에 불을 댕겼다.
파킨슨씨병에 시달려온 알리가 20일(한국시간)어둠속에서 성화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8만여 관람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알리』를 연호하며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대회조직위(ACOG)가 성화봉송 최종주자의 신원을 끝까지 비밀에 부쳐온 까닭에 그의 등장은 세인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알리는 올림픽 여자수영 4관왕인 재닛 에번스로부터 성화를 넘겨받은 뒤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돌아서 떨리는 두손으로 가만히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알리의 성화에서 옮겨진 불은 천천히 줄을 타고 25 가량되는 사각형 성화대를 타고 올 라가 성화대에 불꽃을 드러냈다.
그러나 활활 타오르는 성화와는 달리 시종 떨리는 두손,몸을 채 가누지도 못하는 하체,두손을 모아 어렵사리 불을 붙이는 알리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지난 60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알리는 곧바로 프로로 전향,세차례나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는등 무적 철권을 휘둘러 「가장 위대한 복서」로 대우받아왔다.
은퇴후인 40대 중반 복싱 후유증으로 파킨슨씨병에 걸려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온 그지만 모든 미국인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움직이는 우상이자 영웅임이 분명했다.
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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