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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폭락장 대처법 “위기 견뎌낸 투자자들 반드시 보상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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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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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국발 금융위기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한국 시장이었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4.42%, 나스닥지수는 3.6% 떨어진 데 비해 이날 코스피지수는 6.1%, 코스닥시장은 8.06%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4.95%)나 대만 가권(-4.89%)은 물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47%)보다 하락폭이 훨씬 컸다.

그만큼 국내 금융시장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는 “국내 금융시장은 유난히 쏠림 현상이 심한 데다 최근 투자심리도 위축돼 작은 충격에도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외부 충격에 휩쓸려 섣불리 매매에 나섰던 투자자는 늘 손실을 봤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에선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황이 닥칠 때가 바닥”이라며 “미국 투자은행의 부실을 수술하고 나면 오히려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펀드 투자자는=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과거 한국과 미국·인도·글로벌 증시에서 최악의 주가 폭락을 기록했던 시기와 그 이후 주가 추이를 조사한 결과 빠르게는 9개월, 길게는 2년 만에 손실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외환위기 전후 6개월 동안 코스피지수가 49.5% 떨어졌으나 16개월 만에 이를 모두 만회했다.

피델리티 데이비드 프라우 사장은 “시장이 공포에 휩싸였을 때 이를 견뎌낸 투자자는 반드시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보유 자산의 조정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이후 인기를 끈 중국이나 브릭스 펀드에 돈을 몰아 넣은 투자자는 주가가 반등할 때 보유 자산을 정리해 분산하라는 조언이 많다.

◆대출 수요자는=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안전한 국채 수요가 급증해 오히려 국채 유통수익률(금리)은 떨어졌다. 따라서 시중금리에 연동돼 움직이는 대출금리도 큰 폭으로 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돈을 새로 대출받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자금사정이 빠듯해진 금융회사가 신규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빚이 많은 기업도 자금난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센터장은 “빚이 많은 기업은 자금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며 “돈을 버는 계열사를 거느린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송금 수요자는=환율은 상당 기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찰’이 부족해진 미국 금융회사들이 전 세계에서 달러를 긁어 모으고 있는 데다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외환시장에선 달러 수요는 많으나 달러 조달은 막히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에 달러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데다 가수요까지 급증해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로 급하게 송금해야 할 사람은 시기를 앞당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이 달러를 많이 찍어내는 한 달러가 원화에 대해서만 강세를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글로벌 위기 확산 여부가 관건=국내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쇼크는 외부에서 온 것이다. 한국 정부나 금융회사가 손 쓸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 수습은 미국 금융회사의 파산 도미노가 어디까지 파급하느냐와 미국에서 시작된 위기가 유럽이나 일본으로 확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미국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세계 각국 정부의 공조가 나오지 않으면 사태가 오래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여부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미국 금융 당국이 적극적인 태도로 나온다면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경민·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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