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웰빙] '배 둘레 햄' 아빠! 운동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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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지방(몸 속에 쌓인 지방)'이 화두다. 살찐 척도로 몸무게만 따지던 데서 벗어나 이젠 체지방 비율까지 보고 있다. 목욕탕과 동사무소에까지 체지방 측정기가 들어서는 상황이다. 과다하면 고혈압.당뇨병 등의 원인이 된다는 체지방. 그런데 어떤 식의 다이어트는 체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별로 없다고 한다.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을 짚어 보고 또 체지방의 정체에 대해 알아본다.

건국대는 올 1학기에 '현대인의 다이어트'라는 교양 과목을 신설했다. 다이어트 결과가 바로 성적이다. 그렇다고 그저 굶기만 해서 가벼워졌다면 낙제점. 굶은 것인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동시에 열심히 운동을 해서 몸을 가꾼 것인지를 학기말에 가린다.

방법은 골밀도와 체지방 검사. 학기초보다 골밀도가 낮아진 학생은 굶기파로 분류한다. 잘못된 다이어트로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 경우다. 이런 부작용 없이 체지방을 적정 수준(몸무게의 25% 내외)으로 줄여야 A학점이다. 이 과목은 당초 80명용 강의를 계획했으나 800명이 몰려 모두 수용했다.

담당 임기원(체육교육)교수는 "날씬해지려는 욕구에 편승해 건강을 해치는,부적절한 다이어트 요법도 나돌고 있다"면서 "평생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올바른 방법을 익히는 것이 교과목의 요점"이라고 말했다. 임교수에 따르면 교내 조사 결과 운동은 안하면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식품을 사는 데 한달에 50만원을 쓰는 학생도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는 지난해부터 '날씬한 강서구민'을 모토로 주민 건강관리 사업을 펴고 있다. 무조건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해서 체지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주민 전체의 10%에 이르는 5만여명의 비만도를 검사했다. '비만' 판정자 중 운동을 하고 싶어하는 1000여명에게는 헬스클럽.수영장 등의 이용 비용을 지원했다. 3개월 동안의 운동 결과는 참가자 1인당 평균 3㎏씩 '총 3t 감량'. 적절한 운동의 중요성도 계속 알린 덕에 2001년 16%에 불과했던 '운동하는 주민'비율이 지금은 40%까지 올랐다.

건국대와 강서구의 프로그램은 '꾸준한 운동을 통한 체지방 줄이기'로 요약된다. 동시에 영양분도 고루 섭취할 것을 권한다. '절식'만을 강조하는 다이어트와는 다르다.

절식 다이어트는 체지방을 줄이기는커녕 뼈를 약하게 만들고 근육을 축소시킨다. 당연히 건강에 이롭지 않다. 게다가 근육량이 줄면 평소의 칼로리 소비도 감소해 살찌기 쉬운 체질이 된다. 살을 뺐다가 얼마 안가 다시 살이 찌는, 이른바 '요요 현상'의 원인이다.

반면 운동으로 근육이 늘면 운동을 안할 때도 에너지가 많이 쓰여 살 찔 걱정을 덜게 된다. 제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체지방 줄이기 운동은 '빨리 걷기'다. 성기홍 LG스포츠과학정보센터 소장은 "하루 30분씩 빨리 걷기를 한달간 꾸준히 하면 체지방 약 0.5㎏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으로 체지방을 줄일 때 지켜야 할 첫째 계명은 조급하지 말라는 것. 한동안은 저울에 올라가보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없어지는 체지방은 많아야 하루 수십g, 한달에 1.5~2㎏ 정도다.

게다가 실제 체지방이 2㎏ 줄더라도 몸무게는 그만큼 감소하지 않는다. 가벼운 지방을 없애고 무거운 근육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기에는 몸무게가 살짝 늘 수도 있다. 하지만 부피가 큰 지방이 없어짐에 따라 바지 허리가 헐렁해지는 등 몸매는 변한다. 다시 말해 몸무게는 별 변화가 없는데 몸매는 꽤 좋아졌다면 올바른 다이어트의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체지방을 줄인다는 기능성 음료도 쏟아지고 있다.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에너지 소모를 높이고, 체지방 분해를 돕는 물질을 함유한 것들이다. 강형숙 스포츠의학영양연구소장은 "기능성 음료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반드시 운동을 함께 해야 건강한 체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글=권혁주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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