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화장 지고 스킨케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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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들이 한국 화장품과 한국 여성들의 뷰티 노하우에 열광하고 있다. 2006년 프리미엄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의 오사카 한큐·신주쿠 이세탄 백화점 입점을 계기로 국내 업체들의 일본진출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같은 해 도쿄 유라쿠초 세이부 백화점 2층의 스킨케어 월드관에는 한방 화장품 편집매장이 들어섰다. 미샤는 7월 오사카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는 독특한 스킨 케어 아이템이나 한방 성분을 내세워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비비크림에서 한방 화장품까지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방송인인 잇코는 올초 일본의 한 TV뷰티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비비 크림을 소개하면서 한류 뷰티 붐에 박차를 가했다.

로컬 브랜드의 비중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데다 보수적 소비 성향이 강한 일본에 진출해 성공하기란 바늘구멍에 비견할 만하다. 하지만 한국 화장품의 전망은 장밋빛이다. 일본 여성들의 뷰티 포커스가 색조 화장에서 스킨 케어로 옮겨가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장을 통해 화사하게 얼굴을 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부 본연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이 먼저’라는 한국의 뷰티 트렌드가 일본 여성의 마음을 점차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까다로운 일본 여성 사로잡은 아모레퍼시픽

2006년 7월 오사카의 한큐 백화점 오픈을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일본 최고의 명품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도쿄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 2008년 상반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0%의 성장률을 보임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써의 입지를 굳혔다.

아모레 퍼시픽 애호가라는 후지와라 유코(34)씨는 “잇코와 한국 탤런트 윤손하가 즐겨 사용한다고 해서 처음 알게 됐다. 조금 비싼 편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피부를 가꾸는 일”이라며 “민감성 피부인데 트러블이 없어 좋다. 특히 그린티를 원료로 한 타임 레스폰스 라인을 즐겨 사용한다”고 말했다.

뷰티&패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니혼TV의 ‘오네맨즈’에서 잇코가 ‘바이오 인텐스 리커버리 세럼’을 소개하자 고가임에도 순식간에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모이스처 바운드 스킨 에너지 미스트 역시 ‘윤손하 미스트’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지난 3월에는 화이트닝 라인인 ‘라이브 화이트 멜라 트리트먼트’가 목표 대비 157%의 놀라운 판매고를 올려 일본 화장품 업계와 백화점 관계자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아모레 퍼시픽은 2008년 5월, 이세탄 백화점이 선정한 브랜드 연간대상 ‘그랑프리(Ranking No.1)’를 수상하기도 했다.

비비크림 열풍의 시작, 미샤

시부야 미샤 매장에서 만난 다카하시 나오코(19)씨는 “친구들이 미샤 비비크림을 추천해 사용하고 있다. 흡수력이 좋고 가볍게 화장이 돼 특히 좋아하는 제품”이라며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아 즐겨 사용한다”고 말했다. 일본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잇코의 비비크림’으로 잘 알려진 ‘M 비비크림’과 한방 제품인 ‘옥용산 라인’. 미샤 재팬 영업본부의 요시나리 신이치 본부장은 “뷰티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 경쟁하려면 무엇보다 품질이 좋아야 한다. 합리적인 소비자층을 공략한 저가격·고품질 정책이 미샤가 일본에서 자리매김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독 매장을 갖고 있는 일본 브랜드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깔끔하고 세련된 단독매장은 미샤만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현재 미샤 단독매장은 도쿄 등 수도권에 3곳, 지방에 9곳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미샤 비비크림은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일본 최대 잡화점인 돈키호테에 입점, 전국 주요매장 91곳에서 판매돼 더욱 많은 일본여성과 만나고 있다.

엔프라니, 오색황토 등 홈쇼핑에서도 한류

지난달 16일 일본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에서 엔프라니의 올댓 비비크림 판매가 시작됐다. 한류 뷰티 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킨 엔프라니가 본격 일본 진출을 넘보고 있는
것. 일본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패키지와 가격을 조정(3,800엔)해 판매를 진행했고 앞으로 일본 소비자층에 맞는 제품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할 계획도 갖고 있다.

엔프라니 마케팅 관계자 오수미 팀장은 “이번 엔프라니 올댓 비비의 QVC 홈쇼핑 진출 성공 여부는 일본 바이어에게 신뢰의 지표가 되는 만큼 향후 일본시장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색황토는 3년 전 일본 홈쇼핑 시장에 첫선을 보인 바 있다. 2005년 10월 일본 오사카 SUN TV에 방영되면서 판매를 시작, 한국의 황토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이슈로 일본 여성들에게 주목 받았다. 오는 10월에는 홈쇼핑 채널 QVC에서 방송이 예정돼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본의 비비크림 열풍, 왜?

한국 화장품이 이슈가 된 건 비비크림 때문이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탤런트인 잇코가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에서 미샤와 에뛰드의 비비크림을 소개하면서 비비크림이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알록달록 화사한 아이섀도와 볼터치가 메이크업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일본 여성들에게 ‘생얼 같은 메이크업’은 대단히 획기적인 변화였다. 이후 한국의 생얼 열풍을 이어 받아 연예인처럼 예쁜 맨얼굴을 가꾸기 위한 관심은 계속되었고 미샤를 비롯해 에뛰드 하우스, SKIN79, 한스킨 등 한국의 비비크림들이 일본 여성들의 파우치 속에 속속 자리 잡았다. 한국 뷰티 브랜드들은 비비크림이라는 한가지 아이템을 시작으로 소니플라자나 돈키호테, 세이부 백화점 등 일본 유명 백화점 및 잡화점에 입점했다. 일본 여성들의 비비크림 사랑은 서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명동의 에뛰드 하우스, 뷰티크레딧, 스킨푸드 등 화장품 매장은 일본 관광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한국 관광에서의 쇼핑 아이템에 비비크림이 추가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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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하현정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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