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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流 인기 예전 같지 않아… 베트남 신부들 나쁜 소식 안 들렸으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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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대장금’ 베트남어로 번역한 KOICA 직원 하 응 옥 투이
KOICA의 베트남 협력 현장에서 숨은 한류(韓流)의 ‘공신’을 발견했다. KOICA 베트남 지사의 보조 관리요원으로 일하는 하 응옥 투이(30·사진). 드라마 ‘대장금’을 비롯, 베트남인들이 즐겨보는 150편의 한국 드라마를 베트남어로 번역했다. 베트남인 가운데 한국말을 가장 잘하는 재원으로 꼽힌다.

그는 1997년 KOICA가 하노이 국립 외국어대에 한국어 교육 봉사자를 파견해 최초로 길러낸 보배다. 대학 졸업 뒤엔 한국 대사관에서도 통역관으로 일했다. 그는 최근 베트남에서 한류가 주춤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한국말이 거의 완벽하다. 한국말을 어떻게 배우게 됐나.
“97년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와 있던 친구를 통해 한국 사람의 기질을 좋아하게 됐고, 한국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다. 마침 KOICA 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돼 배우게 됐는데 그때 봉사단원들이 어려운 환경의 베트남 학생들에게 정말 열정적으로 가르쳐 줬다. 원래 영어과였는데 2학년 때 한국어과가 생겨 과감히 전과했다. 영광스러운 한국어과 1회 졸업생이다.”(그는 과수석으로 졸업했다)

-한국 드라마 대부분을 번역했다고 들었다.
“방송국 의뢰로 2학년 때 드라마 ‘신데렐라’를 처음 번역했다. ‘대장금’ 외에 ‘해신’ ‘허준’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도 번역했는데 잘 들리지 않을 땐 인터넷에 들어가 대본까지 찾아내 번역했다. 대사를 외우다시피 한 게 한국어 실력에 큰 도움이 됐다.”

-‘대장금’이 베트남에서 큰 인기였는데.
“맞다. 베트남 전체 사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그 전의 한국 드라마가 사업 이야기나 남녀 간 사랑 이야기 같은 트렌디 드라마였다면 대장금은 한국의 역사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베트남에선 배우들의 말을 더빙하지 않고 한 사람의 인기 변사가 대사를 모두 말한다. 한국어 대사도 동시에 들리기 때문에 나름의 묘미는 있다.”

-최근 한류 바람은 어떤가.
“요즘도 베트남 TV를 켜면 한국 드라마들이 여러 채널에서 방송된다. 시청률도 높다. 하지만 3~4년 전과는 다르다. 그땐 대장금 방송 시간대에 거리가 한산해질 정도였다. 베트남 사람들은 드라마는 물론이고 한국 사람들도 참 좋아했다. 두 나라 사이에 역사(한국의 베트남전 참전) 문제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달라졌다. 베트남을 찾는 한국 분들 중엔 좋은 사람도 많지만 나쁜 사람도 섞여온다. 한국인들에게 인격적으로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다.”

-베트남 신부 문제도 요인인가.
“그렇다. 하노이 시내에서 중매업소를 통해 사람을 물건 고르듯이 골라가는 모습에 베트남 사람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겠나. 게다가 한국으로 시집간 베트남 여성들이 자살한다는 등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노를 느끼는 이도 많다. 한국인과 베트남인들은 성정이 비슷하다. 정이 많고 순수하다. 상대방 입장을 조금만 더 이해하려 노력하면 한류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대기업에 취직할 기회도 많을 텐데. 계획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 베트남에는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다. 나의 꿈은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인데, 아직 내겐 그럴 힘이 없다. 당분간 KOICA를 통해 이들을 돕고 싶다. 내년 3월 결혼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공부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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