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올림픽 겹쳐 해외항공권 구입 사상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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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업무차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출장갔다 지난 6일 귀국한 金모(41.무역업.서울서초구서초동)씨는 현지에서 귀국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해 사흘이나 더 묵는 낭패를 겪었다.金씨는 출국할 때도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일정보다 닷새나 늦게 출발 했으며 왕복티켓이 없어 편도티켓을 끊어 출국했었다.
그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귀국편 예매를 했으나 귀국예정일까지표를 구하지 못해 사흘간 매일 공항에 나가 대기하다 예약취소된항공권을 어렵사리 구할수 있었다.
金씨는 『이 때문에 거래처와의 약속이 깨져 수천만원의 손해를봤다』며 울상을 지었다.
또 컴퓨터 판매회사인 H컴퓨터사는 이달초 미국으로 직원들을 연수보낼 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직원 13명을 3박4일 일정으로 보내려고 지난달부터 뛰어다녔어도 항공권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총무과 간부는 『연수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직원들의 현업복귀가 늦어지고 이로 인해 막대한 영업손실이 예상돼 어쩔수없이 연수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말했다.해외 여행이 봇물터지듯 하면서 항공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본격적인 휴가철에다 애틀랜타 올림픽 특수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8월15일까지 미주 전노선은 물론 캐나다 밴쿠버.토론토행의 모든 항공권 예약이 1백% 끝난 상태.아시아나항공 역시 8월18일까지 LA.샌프란시스코.시애틀.호놀룰루등 미주 전노선 예약이 마감됐다.
특히 애틀랜타 올림픽 기간중인 19일부터 8월5일까지는 양대항공사 모두 퍼스트.비즈니스 클라스까지 매진 상태다.
이에따라 대한항공은 10일과 11일 애틀랜타행 특별기까지 편성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유럽.일본 노선과 사이판.괌등 휴양지도 미주노선보다 덜하지만휴가철을 맞은 관광객과 배낭여행 대학생들에 의해 8월중순까지 거의 다 팔렸다.
이는 올들어 6월말까지 내국인 출국자수가 2백3만2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백65만명보다 23%가량 느는등 사상 최대의 해외여행 바람이 불어온 탓이다.
귀국편 항공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지에서의 귀국항공편도 예약이 거의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삼홍여행사 강영미(康英美)차장은 『성수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표 구하기가 최악의 상황』이라며 『편도 항공권으로 출발한뒤 현지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항의가 잇따라 출국전 아예 각서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헌.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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