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대차 10년 …‘성공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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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해외 공장 가운데 생산 규모(연 60만 대)가 가장 큰 인도법인이 10일(현지시간) 공장 준공 10주년을 맞았다.

현대차는 1996년 5월 첸나이에 인도 법인을 세우고, 그해 12월 1공장 기공식을 했다. 이어 98년 9월 연산 30만 대 규모의 1공장을 준공하고, 상트로(국내명 아토스) 생산에 나선 이래 10년 동안 그 나라 자동차 수출 1위, 내수 판매 2위를 지켜왔다.

현대·기아자동차는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아게이트 앞에서 인도 진출 10주년과 i10 출시 1주년을 기념해 1만㎞ 대장정 발대식을 했다. 이날 인도에서 출발하는 i10은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까지 갈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제공]

올 상반기에만 약 24만 대를 생산했다. 인도 현지에서 13만6194대를 팔았고, 9만7951대를 수출 해 전년 대비 45% 신장했다. 올 2월 첸나이 1공장 옆에 준공한 30만 대 규모의 2공장이 잘 가동된 덕분이다.

올해 인도에선 53만 대를 생산해 절반 이상을 유럽·중동에 수출할 계획이다.

인도는 현대차 해외 진출사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다. 국내에서 단종한 울산공장의 아토스 조립 라인을 뜯어다가 배로 보내 인도공장을 만들었다. 그만큼 투자비가 적어 공장 가동 1년 만에 흑자를 냈다. 현지 가족문화와 기후에 맞게 차량을 개량한 것도 성공 요인이 됐다.

인도 승용차 시장은 올해 2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도요타·혼다·GM 등 글로벌 회사들이 지난해부터 앞다퉈 생산 규모를 늘리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올 상반기 대형 노사분규로 내수판매가 주춤했다. 우호적이던 현지 여론도 불합리한 노사 관행을 지적하고 있다. 근로자의 70% 이상이 비정규직인데 정규직과 급여 차가 서너 배까지 벌어진 것이 문제가 됐다.

생산·판매가 통합된 인도법인의 조직을 적절히 나누는 일도 시급하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판매법인을 따로 두는 게 보통이다.

LIG증권의 안수웅 리서치센터장은 “통합 운영을 하다 보니 생산비 절감이 쉽지 않다. 최근 인도법인의 영업이익률이 둔화된 것도 그 때문”이라고 평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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