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 14명이 11세 소녀가장 상습 性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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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11세 소녀를 이웃 주민 14명이 3개월동안 번갈아가며 성폭행했다.생후 10개월만에 아버지가 가출하고 세살때 어머니가 병사해 할머니(75)와 함께 살아온 소녀는이웃어른.청년들의 폭행에 시달리다 음독자살을 ■ 도,7일째 혼수상태다.
성폭행한 마을 주민중에는 30대 회사원부터 대학생과 10대 중학생까지 포함돼 우리사회의 도덕성 파탄을 실증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7일 李모(11.초등학교6년)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온 崔모(20.무직.충남아산시신창면)씨등 10명을 미성년자 의제강간혐의로 입건하고 달아난 鄭모(20)씨등 4명을같은 혐의로 수배했다.이들은 지난 4월중순부터 최근까지 모두 23차례에 걸쳐 李양을 번갈아 성폭행해온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崔씨는 4월말 밤늦은 시간 마을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다 李양을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를,安모(20.무직)씨는달아난 鄭씨와 함께 4월말 자신의 집으로 李양을 데려가 강제로본드를 마시게 한뒤 환각상태에서 성폭행한 혐의 를 받고 있다.
李양이 사는 곳은 아산시내 외곽에 자리잡은 시골 마을로 3백여가구 1천여 주민중 90%는 농사를 짓고 있으며 10% 정도가 공장이나 외지의 회사에 다니고 있다.그동안 李양의 성폭행 소문이 나돌았으나 마을주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 孟모(48)씨는 『주민들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잘 몰랐다.평소 李양의 품행이 단정치 못한줄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李양의 성폭행 소문이 마을에 알려지면서 마을 청년들은 이를 폭로한다고 위협해 李양을 돌아가며 욕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중에는 鄭모(13)군등 중학생 2명도 끼여 있었다.
이들의 범행은 李양이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지난 2일 오전10시쯤 집부근 야산에서 극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한뒤 李양의 고모(40)가 성폭행한 사람들의 인적사항과 폭행사실을 적은 李양의 일기장을 발견,경찰에 고소함으로써 드러났다.
李양은 음독후 신음중인 것을 주민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7일째 혼수상태다.李양 집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있으며 할머니는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장욱(張昱.철학과)교수는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의 도덕불감증과 반인륜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인간에 대한 기대를 무참히 깨뜨리는 행위』라며 『특히 3개월간의 상습폭행에도 주변사람들이 이를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은 도시의 개 인주의가 전사회로 확산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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