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종'종각짓기 위해 부산 용두산공원 꽃시계헐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부산의 명물 용두산공원의 꽃시계가 사라진다.
부산시가 바로 그 옆에 「시민의 종」 종각을 짓기 위해 헐기로 했기 때문이다.
종각은 지금의 꽃시계 동쪽 바로 옆 50여평에 건평 20평규모로 세워지며 설계가 끝나는 다음달께 공사가 시작된다.
그러나 부산시의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들은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꽃시계를 시민들의 의견 한마디 듣지않고 시장마음대로,부산시 멋대로 헐어내는게 자치행정이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은 『부산의 상징물로 널리 알려진 꽃시계를 흔적도 남기지 않고 허물어버리는 것은 꽃시계와 관련한 추억을 가진 시민.
관광객들의 꿈을 빼앗는 것』이라며 『종각을 다른 곳에 세우고 꽃시계는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73년 만들어진 꽃시계는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명물로 시민이나부산을 다녀간 관광객들은 사진첩에 용두산공원의 대형 꽃시계와 이순신장군 동상.전망탑등을 배경으로 한 사진 한장씩은 간직하고있을 정도.
지름 5크기의 이 원형 꽃시계는 사철 맨드라미.샐비어.팬지등으로 화려하게 단장한 문자판 위로 대형 시.분.초침이 시간을 알려 이곳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들의 볼거리가 돼왔고 연인들의약속 장소로도 각광받아 왔다.
꽃시계는 향토기업 삼화방직이 만들어 기증한 것으로 그 이후에도 이 회사가 부품 수리비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꽃시계가 너무 오래돼 고장날 때는 부품 구하기가 힘들고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용두산공원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헐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허상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