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응룡감독 격렬몸짓 사라지고 선수들 일일이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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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김응룡감독이 변했다.많이 약해진 느낌이다.올해엔 광주구장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에도 참가했고,안중에도 없었던 징크스에도 매달린다.
김감독은 프로야구에서 14년째 감독생활을 하며 지난해까지 8개구단 감독 누구나가 참석하는 운동장 고사에 단 한번도 참석한적이 없었으나 올해는 난생처음 두눈 딱 감고 돼지머리에 큰절을올렸다. 『실력이 있으면 당연히 이기는 것』이라며 자신만만하던김감독도 최근 팀이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타자 손톱을 깎지않는 징크스를 지키기도 한다.과거처럼 의자를 부수는 등의 공포분위기 조성은 없어진지 오래고 선수와의 개인면담도 한다 .경기운영도 달라졌다.
『하라』는 위주에서 『하지말라』 위주로 바뀌었다.
여덟번이나 퇴장당한 감독답지않게 최근에는 격렬한 항의도 줄었다.팬들로부터 『요즘 몸사리냐』는 항의전화를 받을 정도다.
14년간 맡아온 해태 역시 과거의 해태가 아니다.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군단이었던 시절은 이미 옛날.누구나 해태를 하위권으로 분류하기도 했다.26일 현재까지 팀타율 7위(0.241),팀득점 꼴찌(2백43점),최다실책 공동 2위( 64개).해태의 팀기록은 시즌 개막전 예상했던대로였다.그러나 26일 현재팀순위 2위.이강철.조계현.이대진등 투수들의 호투로 현대에 이은 팀방어율 2위(3.53) 덕이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지만 예상과는 크게 다른 팀순위다.약해지긴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일곱번 우승한 해태의 저력이,또 일곱번 우승을 이끈 김감독의 저력이 치열한 순위다툼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광주=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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