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인공수정체 ‘맞춤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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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백내장 수술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한 환자가 백내장 검사를 받고 있다. [누네안과병원 제공]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은? 정답은 고령화와 함께 급증하고 있는 백내장 수술이다. 질환별 수술 건수에서 백내장은 1년간 21만3118건이 이뤄져 단연 1위였다(2004∼2005년). 시장이 커지면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기 마련. 혼탁한 수정체 대신 집어넣는 인공수정체도 개발을 거듭해 최근엔 개인의 눈상태에 맞는 다양한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찾아오는 백내장의 원인과 치료, 그리고 최근 소개된 맞춤형 인공수정체를 소개한다.

◆당뇨병 환자는 더 일찍 온다=백내장은 눈 속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 망막에 상이 뚜렷하지 않고 사물이 안개가 낀 듯 뿌옇게 보인다.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복시, 밝은 곳에서 더 시력이 떨어지는 주맹, 눈부심 증상도 백내장의 전형적인 증상들.

원인은 노화. 50대 성인 2명 중 1명 꼴로 발생해 80대엔 80~90%에서 나타난다. 증가일로에 있는 당뇨환자의 수정체는 더 취약하다. 누네안과병원 홍영재 원장은 "탄수화물의 대사 이상으로 수정체가 빨리 혼탁해진다”며 "대개 양안에 동시에 나타나며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녹내장·포도막염·망막변성 등 만성질환이나 외상·선천성으로도 발병한다.

자외선도 백내장을 일으킨다. 인천 중앙길병원 신경환(안이비인후센터 소장)교수는 “자외선 B가 수정체의 단백질에 변성을 일으키는 것이 원인”이라며 “야외활동 증가와 오존층이 깨져 자외선이 강해진 것도 배경”이라고 말했다.

백내장은 노화와 함께 찾아오므로 정기점검이 중요하다. 50세 이상 성인은 1년에 한 번, 비만이나 당뇨·심장병 등을 앓고 있다면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도록 하자.

◆인공수정체가 대안=수정체는 혈관이나 신경이 없어 백내장이 진행돼도 통증이나 염증이 없다. 따라서 치료시기를 늦추기도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녹내장·포도막염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백내장 환자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은 뒤 안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꺼내고 대신 투명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 시술법도 많이 개선됐다. 점안 마취에다 절개도 2~3㎜로 최소화했다. 출혈과 통증이 적고, 시력 회복이 빠르며, 인위적인 봉합을 하지 않아 난시와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확률이 줄어든다.

주의사항도 있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유용성 원장은 “당뇨환자는 황반부종, 안내 감염, 망막증 악화, 녹내장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황반부종을 모르고 백내장 수술을 받을 경우 부종이 더욱 악화돼 눈부심이 심해지고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술 전 망막검사는 필수. 망막증이 발견되면 철저한 혈당관리와 함께 항체치료나 레이저로 망막증을 치료해야 한다

◆내게 맞는 인공수정체는=인공수정체는 실리콘이나 아크릴로 만든 반영구적 물질. 과거엔 딱딱한 소재로 만들어 절개 폭도 컸고, 이물감도 있었지만 지금은 소재와 크기, 기능이 다양해져 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안교정용 인공수정체.

홍영재 원장은 “지금까진 먼 곳과 가까운 곳 중 하나만 초점을 맞춘 단초점 렌즈를 사용해 수술 후 돋보기 사용이 불가피했지만 지금은 원근을 자동 조절하는 렌즈가 나왔다”고 말했다.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개인에 따라 만족도가 다르므로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

난시교정용 인공수정체도 있다. 인공수정체가 타원 모양으로 고안돼 난시가 많은 백내장 환자의 시력 질을 높인다.

노란색을 띠는 수정체도 등장했다. 홍 원장은 "노란색 렌즈는 자외선과 청색 광선을 차단해 황반변성을 비롯한 노인성 안질환의 예방과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좀 더 선명한 시력을 원하거나 야간활동이 많은 사람은 비구면렌즈를 추천한다.

한길안과 최재완 과장은 “기존 인공수정체는 양면이 모두 구면인 데 반해 이 렌즈는 한 면이 평면으로 돼 있어 피사체가 선명하게 보이고, 야간 빛번짐이나 눈부심 등이 적다”고 말했다. 원근 조절용 렌즈나 난시용은 비보험인 데 반해 비구면렌즈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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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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