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민정비서관 최근 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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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청와대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최근 사표를 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李비서관이 그동안 과중한 업무로 인해 '쉬고 싶다'는 뜻을 수차례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최근 허락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李비서관이 탄핵과 관련해 청와대 일부 인사와 마찰을 빚었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갈등설을 일축했다. 李비서관의 사표는 곧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李비서관은 1981년 '부림사건' 주역으로 구속돼 변호인이던 노무현 대통령과 처음 만났으며 盧대통령을 재야운동에 뛰어들게 한 장본인이다. 그래서 盧대통령은 그를 '나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불렀다.

盧대통령이 88년 부산에서 13대 총선에 처음 출마했을 때 李비서관은 선거사무장을 맡아 당선시키는 등 20년 가까이 동고동락해 왔다.

李비서관은 문재인 전 민정수석이 사표를 제출했을 때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盧대통령은 "文수석이 나가는데 너마저 없으면 어떡하느냐"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盧대통령은 또 "文수석이 다시 돌아오면 그때 호철이와 교대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 盧대통령의 권한이 회복되면 文전수석이 전격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李비서관은 당분간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장(盧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 혼자 집으로 돌아가게 돼 미안할 뿐"이라면서 "몸은 떠나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대장 곁에 있겠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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