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앞으로1년>1."불안하다" 웅크린 홍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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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 3월26일 중국 국무원의 루핑(魯平)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은 홍콩에 「작은 돌멩이」하나를 던졌다.
『97년 이후 자리를 지키려는 홍콩 공무원은(중국 주도의)임시 입법의회 성립에 공개적 지지 의사를 밝혀야 한다』며 중국측에 대한 충성 서약을 요구한 것이다.
홍콩 공무원 사회에 큰 혼란이 일었음은 당연하다.익명의 한 홍콩 관리는 나이.직위.체면도 잊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정말97년을 넘기기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요즘 홍콩은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첸치천(錢其琛)홍콩 특별행정 구 준비위원회위원장 등의 발언은 물론이고 홍콩 출신의 이름 모를 준비위원이흘리는 말 한마디에도 사회 전체가 충격을 받을 만큼 민감해져 있다. 홍콩 정청의 고급 공무원들이 잇따라 퇴직,업무 차질이 우려되고 있으며 경찰 고위직의 30%가 97년 전에 그만 둘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중순 홍콩침례대학의 여론조사에서는 20%의 홍콩인이 『언제든 이민을 갈 채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동산.내구재 값은 요즘 바닥 시세여서 지난 94년 전 세계화교(華僑)중 최고 부자였던 리카싱(李嘉誠)은 올해 6위로 내려섰다. 『당신,공산주의 믿어요?』 97년 이후의 홍콩이 어떨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택시기사 예웨이숑(葉偉雄.51)이 반문한다.중국이 아무리 좋은 말로 달래도 지난 89년 천안문(天安門)사태를 생각할 때 「아직 못믿겠다」는 뜻이다.홍콩엔 요즘 유난히 건설 공사가 많 다.반환을 앞두고 영국 회사에 공사를 더주기 위해서라는 비난도 있으나 『불안을 털어내려면 망치라도 두들겨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 그럴듯하게 들린다.
①부산한 대륙,술렁이는 홍콩 ②「Hongkong」과 「香港特別 區」 ③신(新)홍콩과 주변국들,신 홍콩의 외국인들 ④경제센터 홍콩의 기상도(氣 象圖) ⑤홍콩 진출 한국 기업들의 대 응⑥홍콩특별구를 이끌 주역들 ⑦중국의 홍콩전략과 파급효과 ⑧홍콩반환과 아시아 역학(力 學)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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