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적자.경기는 내리막인데 '週44시간 근로'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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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기아자동차와 데이콤이 최근 단체협상에서 사실상 평균근로시간을주41시간으로 단축해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고수해왔던 최소 주42시간 근로체제가 깨지기 시작했다.
또 대흥기계.동서공업등 최소한 9개 업체들이 주42시간 근로를 결정해 대부분 사업장이 채택해온 주44시간 근로제도 흔들리고 있다.
올 임금및 단체협상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해고자 복직문제와함께 새롭게 부각된 주44시간 근로시간 파괴,주41~42시간으로의 단축현상은 실질적 임금인상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어서 재계가 고심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 근로시간 단축으로 근로자들이 여가를 더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재계는 가뜩이나 국제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고 경제전반이 어려운 지금 근로시간 단축은 시기상조로 우리 경제에 큰 짐이 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사는 지난 20일 그동안 주42시간 체제로 운영해온 기 존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실질적으로 주41시간근로효과를 가져오는 단서조항을 두기로 합의했다.이 회사는 매월첫째주 토요일에 8시간 근무하고 나머지 토요일은 쉬도록 정했다.토요일 근무시간중 4시간에 대해선 휴일근무에 적용하는 특근수당을 지급키로한 것.실제 근무시간을 전과 같이 유지한 대신 특근수당을 지급키로 함으로써 실질적 임금인상의 효과를 갖는 셈이다. 지난달 21일 데이콤 노조는 지금까지 한달에 두번 쉬던 토요일 휴무를 세번으로 늘리는데 합의해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사실상 41시간(40시간 3주,44시간 1주)으로 단축됐다.
재계는 기아자동차와 데이콤이 사실상 주40시간(주5일)근무에가까운 근로시간제를 도입함으로써 대부분 사업장이 채택해온 주44시간(주6일) 근로시간제의 기저가 흔들릴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특히 임금인상 여력에 한계가 있는 많은 중소 기업들은 대기업과 갈수록 임금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다 근로시간마저 차이가 벌어질 경우 근로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소외감이 커져 사기가 많이 떨어질 것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민노총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13일 현재 민노총 산하노조중 1백51개 노조가 주40시간 또는 주42시간 근로제 도입을 단협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이들중 대흥기계.유성기계.한국후꼬구.동서공업.한국오티스.우리화학.삼성화성.건화상사등 8 개 업체 노사가 이달 13일 현재 기존 주44시간 근무시간을 주42시간으로 줄일 것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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